노르웨이은행투자운용(NBIM)의 니콜라이 탕겐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보고서에 따르면 NBIM은 지난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신규 편입 주식에 대해 편입 첫 날부터 모든 종목을 스크리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NBIM의 매니저들은 전일 투자 내역에 대한 AI 기반 리스크 평가 보고서를 매일 받아보고 있으며,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도 즉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됐다.
NBIM은 보고서에서 “AI 도구 덕분에 데이터 벤더들이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방대한 공개 정보를 신속하게 훑어볼 수 있다. 핵심 이슈와 관련된 리스크가 포착되면 LLM이 추가 검색을 수행해 맥락을 담은 요약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 후 24시간 이내에 AI 도구들이 강제노동·부패·사기 등과 잠재적으로 관련이 있는 신규 편입 기업들을 포착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국제 언론 보도나 데이터 벤더 경보에는 아직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투자 또는 리스크 관련 결정을 내리기 전에 항상 이들 정보를 검토한다. 여러 차례에 걸쳐 시장 전반이 리스크에 반응하기 전에 해당 투자 파악 및 매도를 진행해 잠재적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방식의 AI 활용은 신흥국 소규모 기업들을 조사해 리스크를 선제 차단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고 NBIM은 강조했다. 강제 노동이나 부패 정황 등과 같은 정보는 현지 언어로 된 소수 매체에만 제한적으로 실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니콜라이 탕겐 NBIM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에서 “AI는 우리가 투자자로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지배구조는 재무 성과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NBIM은 2조 2000억달러 규모의 석유펀드를 운용하는 국부펀드로 1990년대 노르웨이 석유·가스 산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전 세계 60개국 상장사 7200여곳에 투자하고 있으며, 전 세계 상장 주식의 약 1.5%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투자 자산의 약 40%는 미국 주식이며, 엔비디아(1.3%), 애플(1.2%), 마이크로소프트(1.3%)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유 종목이다. NBIM은 채권, 부동산, 재생에너지 인프라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이익은 2조 3600억크로네(약 354조원)에 달한다.
NBIM은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분야에서 오랫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투자 대상 기업과 시장의 인권·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주주권과 의결권을 통해 명확한 기대 수준을 제시해 왔다.
NBIM 대변인은 “ESG 리스크 모니터링 팀은 2024년 11월부터 일상 업무에 클로드 AI 모델을 도입했다”며 “이후 클로드는 포트폴리오 전반의 ESG 리스크를 모니터링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NBIM의 내부 윤리 기준에 따른 일부 투자 결정은 미 정부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미 국무부는 NBIM이 미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와 이스라엘 5개 은행에서 투자금을 회수한 데 대해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당시 NBIM은 이들 기업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의 인권 침해에 기여할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고 보고 투자에서 제외했다.
정치적 결정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NBIM의 윤리 프레임워크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탕겐 CEO는 “가자지구 분쟁과 펀드의 윤리 규범, 이스라엘 관련 투자에 대한 논쟁은 지난해 이런 문제가 실제로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 잘 보여줬다”며 “세계는 앞으로도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드의 윤리 프레임워크가 개정되는 동안에도 우리는 책임투자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의결권 행사와 투자 결정의 연계를 강화하고 재무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