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 미국 소상공인들이 심각한 비용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관세 등으로 이미 물가가 치솟은 상황에서 미국인들에게 필수적인 휘발유 가격까지 뛰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AFP)
최근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탓이다. 이란산 원유는 제재 속에서도 중국 등 일부 국가로 계속 수출돼 왔으나 전쟁 이후엔 사실상 공급이 끊겼다. 아울러 이란은 미국의 국제 부담을 가중시키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국가 석유·가스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만큼 대외 충격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지만, 국제유가의 영향에선 자유롭지 않다. 아울러 미국 내 공급업자 입장에선 유가 상승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는 유가가 오르기 전부터 미국 소상공인들이 물가 상승으로 부담을 받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을 개시한 지난해부터 미 소상공인들의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향후 1년간의 매출과 고용 증가 기대치는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캘리포니아 버뱅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킴 윌리엄스는 “지난해 일부 공급업체가 관세를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며 “배송경로까지 계산해가며 기름값을 절약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료, 인건비 등 모든 비용이 다 오르고 있다”며 “이제는 그냥 ‘다 오르는 게 당연한 시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소상공인은 최근 가장 큰 재정적 어려움으로 상품·서비스 비용과 임금 상승을 꼽았다. 다수는 그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크리스 레싱거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유명 영화사 거리와 고급 주택가를 도는 ‘할리우드 버스 투어’를 운영한다. 투어엔 관광버스 12대가 투입되고 있다. 그는 “작년 산불과 이민단속 강화로 관광객이 줄었는데 이번엔 고유가까지 겹쳤다”며 “유류비가 가장 큰 부담이다. 아직까진 투어 요금 인상을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문제는 기름값뿐 아니라 미국을 방문하려는 외국 관광객 자체가 줄고 있다는 점”이라며 “정치적 불안과 유가 상승이 함께 오니 정말 무섭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에서 화물운송업체를 운영하는 카림 밀러도 유가 급등 충격을 실감하고 있다. 트럭 3대를 보유한 그는 “디젤 가격이 이렇게 짧은 기간 내 폭등한 적이 없다”며 “불과 일주일 만에 연료비가 100달러 이상 더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디젤 가격이 더 오르면 운송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트럭운송업은 미국 경제의 축소판이다. 운송비가 오르면 결국 모든 물가가 오르게 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