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군사작전 즉각 중단해야"…왕이, 美에 직접적 비판은 자제(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08일, 오후 07:05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이 일방·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중동 지역의 즉각 군사작전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다만 미국에 대해선 ‘안정적’이라며 비판 수위를 조절했는데 이달 말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등 관계 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일 오전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외교 주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왕이 부장은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 중인 8일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외교는 국가의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을, 국제법치주의와 공정·정의를 확고히 수호한다”며 “모든 일방적 행위와 강권에 의한 괴롭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따른 중동 지역 분쟁 문제를 국제 정세 초점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전쟁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다”며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군사 작전 중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걸프 지역 국가의 주권·안보·영토 보전과 내정 간섭 금지, 모든 당사자의 동등한 협상 등을 제안했다.

현재 패권주의와 권력 정치가 만연해 국제 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국가의 연대를 독려하기도 했다. 왕 부장은 “글로벌 사우스는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고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공동 수호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유엔 핵심 국제 체제와 국제법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유지하도록 촉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왕 부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안한 ‘글로벌 거버넌스’를 언급하는 등 다자주의를 강조했지만 미국에 대해선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했다. 왕 부장은 미국과 관계에 대해 “양국 정상이 최고 수준에서 좋은 교류를 유지했다”며 “양국 관계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전반적인 안정을 이뤘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양국 정상회담과 고위급 경제무역 회담을 통해 상당 부분 합의를 일궈냈다. 이달 말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미국이 중국 우방을 잇달아 공격하며 압박을 높이고 있고 관세 협상이 아직 종료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를 신중히 지켜보자는 의미로 보인다. 왕 부장은 “올해 중·미 관계의 ‘대년(大年·중요한 해)’으로 고위급 교류의 의제가 책상 위에 놓여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양측이 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위험을 관리해 불필요한 방해를 제거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웃국과 외교에 대해선 중국이 지역 안보의 안정적인 중심이라면서 아시아 공통 가치를 실천할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근 대만 문제로 갈등을 겪는 일본은 강하게 규탄했다. 왕 부장은 일본과 관계에 대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일본이 무슨 자격으로 개입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가 ‘존립 위기 사태’를 구실로 대외 침략을 감행했던 것을 떠올리면 중국과 아시아 각국 국민이 높은 경계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과 관계에 대해선 기자회견 초반 “동남아, 러시아, 중앙아, 한국 방문이 주변 지역 우호의 새로운 상황을 공고히 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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