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중단 약속 하루 만에 번복…중동 긴장 고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3월 08일, 오후 08:27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열흘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했던 공격 중단 약속을 하루 만에 뒤집으면서 역내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란과 레바논, 걸프지역 등 중동 전역에 공습과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를 통해 “이란의 적들이 다른 국가를 이용해 우리 영토를 공격하거나 침공하려 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응이 해당 국가와 분쟁을 일으키거나 그 국민에게 해를 끼치려는 뜻은 아니며 단지 필요에 따른 조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지난 6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공격을 받은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며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하루 만에 강경한 태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력한 보복을 원하는 강경파 내부의 비판에 직면하자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사과 발언 직후 강경파의 반발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날도 걸프 지역 국가들의 주요 인프라 등 민간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갔다. 바레인에서는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담수 시설이 파괴됐고 대학 건물에 미사일 잔해가 떨어져 3명이 부상했다. 이란이 담수 시설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웨이트 국제공항도 공격을 받았으며 국경 경비병 2명이 사망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방부는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공격 대상이 확대되면서 주변국의 민간 피해 규모도 커지는 모습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반격도 이어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상대로 수 시간 동안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쿠웨이트의 미군 헬리콥터 기지를 드론과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훈련·정비 시설과 연료 탱크에 타격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차세대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여러 도시와 함께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도 공격했다고 IRGC는 밝혔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 내 핵·석유 시설은 물론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장악한 레바논 지역을 상대로 대대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무력 충돌이 9일째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란에서는 최소 1230명이 사망했고 레바논에서는 300명 이상, 이스라엘에서도 1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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