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금·은 관련 주식과 ETF도 장 전 거래에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프로셰어즈 울트라 실버’ ETF는 장 시작 전 20% 급락했고, 올해 초 소위 ‘밈 트레이드’ 열풍의 중심이었던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 ETF는 4.4% 내렸다. ‘애버딘 피지컬 실버 셰어즈’ ETF 또한 4% 넘게 떨어졌다.
광산주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캐나다의 테크 리소시즈는 3% 이상 하락했고, 퍼스트 마제스틱 실버와 커어 마이닝은 각각 6%, 5% 떨어졌다. 유럽 증시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져 광산주 중심의 ‘유럽 스톡스 기본자원지수’는 6% 급락했다. 세계 최대 은 생산업체이자 주요 금 생산사인 영국 프레스닐로 주가는 9.3%, 칠레의 안토파가스타는 8.2% 각각 떨어졌다.
이에 따라 유럽 증시는 장 초반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미국 주식선물 지수도 개장 전 하락을 예고했다.
이번 급락은 아이러니하게도 전반적인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속에서 나타났다. 금은 대표 안전자산이지만 채권·예금·주식과 달리 이자나 배당 수익이 없어 금리가 낮아질 때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려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
투자자들은 3주째 이어지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전쟁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충격과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이란과 카타르 에너지 시설이 공격을 받아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킹스우드그룹의 폴 서가이 투자운용본부장은 CNBC에 “현재 시장 전반의 매도세 속에서 투자자들이 보유한 자산 중 가장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을 처분하고 있다”며 “이제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금조차 매각 대상으로 전환된 국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역과 해상 운송로가 폐쇄되면서 금의 물리적 이동이 더 비싸거나 불가능해졌다”며 “금은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보유·운송 비용이 안전자산 가치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각국 중앙은행들도 중동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뒤이어 일본은행(BOJ)도 금리를 동결하며 중동 사태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었다고 꼬집었다.
스위스국립은행(SNB)은 기준금리를 0%로 유지하며 “이란 전쟁이 환율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외환시장 개입 의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유럽 주요 중앙은행들도 이날 통화정책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금과 은은 지난해 각각 66%, 135%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였지만, 올해 들어선 변동성이 대폭 확대했다. 특히 은 선물은 지난 1월 말 이후 1980년대 이후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넷웰스의 이언 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 가격의 변동성 확대는 금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대중화됐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높은 차입비용에 직면한 레버리지 기반의 펀드들이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AJ벨의 시장 책임자 댄 코츠워스는 “최근 금 가격 하락은 투자자들이 수익을 실현하거나, 강달러 흐름에 반응한 결과일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다른 통화 기준의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져 금값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