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비둘기' 균열 드러나…월러는 신중, 보먼은 "세차례 인하"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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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3월 21일, 오전 03:0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최근까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중동 전쟁과 유가 급등이라는 변수 앞에서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두 인사 모두 지난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한 가운데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재자극 가능성을 이유로 한발 물러서며 ‘신중 모드’를 유지한 반면, 보먼 부의장은 여전히 금리 인하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사진=김상윤 특파원)
월러 이사는 20일 CNBC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지금은 상황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월러 이사는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노동시장이 계속 약하다면, 올해 후반 정책금리 인하를 다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러는 특히 유가 상승의 파급력을 강조했다. 그는 “석유는 경제 전반에 투입되는 핵심 중간재”라며 “장난감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달리, 유가는 결국 모든 상품 가격으로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유가가 장기간 지속될수록 근원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이번 주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2026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7%로 상향 조정했으며, 근원 물가 전망도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성명에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평가도 바뀌었다. 기존의 “안정화 조짐”이라는 표현은 삭제되고 “최근 몇 달간 실업률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보다 신중한 문구가 사용됐다.

월러 이사는 노동시장 판단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그는 고용 증가의 손익분기점이 사실상 0에 가깝다는 연구를 거론하며 “이론적으로는 이해되지만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보먼 부의장은 완화 기조를 유지했다. 그는 같은 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노동시장 지원을 위해 2026년 말까지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사진=김상윤 특파원)
보먼 부의장은 이란 전쟁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공급 측 정책들이 점차 경제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번 주 발표된 대형 은행 자본규제 완화 방안과 관련해 “대출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배당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융시장 유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금융 시스템 리스크와 관련해 그는 “사이버 리스크는 사모신용이나 레버리지 대출보다 더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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