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팜비치국제공항에서 에어포스원 탑승에 앞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가 있다고 밝히며, 이란이 핵무기 개발 야심과 농축 우라늄 보유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협상은 이란 최고지도자가 아닌 고위급 인사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AFP)
이번 협상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하고 있으며, 양측은 전날 늦은 시간까지 접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에서도 “존경받는 고위 인사(top person)”가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모두 “딜을 원한다”고 강조하며, 이날 중 전화로 추가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협상의 핵심 목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차단이며, 미국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그는 더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과 이란이 공동 관리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협상이 잘 되면 해협이 곧 재개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즉각 반발했다.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미국과의 직·간접 접촉은 없었다”고 보도하며 협상 자체를 부인했고, 정부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엇갈린 메시지는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발언 직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2달러 수준에서 96달러까지 급락했다가, 이후 100달러 안팎으로 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이번 전쟁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됐으며, 이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이후 권력 공백 속에 충돌이 격화됐다. 이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로, 봉쇄 장기화는 인플레이션과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동 9개국에서 40곳 이상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군사적 긴장도 여전히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에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며 불응 시 공습을 경고했으며, 이란은 이에 맞서 페르시아만 전역에 기뢰를 설치하고 역내 에너지·통신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상태다.
이스라엘 역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테헤란 중심부를 포함한 주요 인프라를 타격하고 있으며, 레바논에서는 친이란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 확대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쟁으로 현재까지 최소 42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 중 4분의 3 이상이 이란 내 피해자로 집계됐다. 레바논에서도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휘발유 가격 상승이 여론 악화로 이어지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통한 조기 종전 카드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협상 실체를 둘러싼 논란과 양측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이번 협상이 실제 전쟁 종식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