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타바 하메네에 이란 3대 최고지도자.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안에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전면 폐기와 미사일 역량 제한이 핵심 조건으로 담겼다. 미국은 이란이 포르도, 이스파한, 나탄즈 등 주요 핵시설을 해체하고, 자국 내 모든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 역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넘기도록 했다.
또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수량과 사거리를 제한하고, 용도 역시 ‘자위 목적’으로 한정하도록 했다.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 중단과 자금 지원 차단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고, 국제 선박이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도 요구했다. 현재 이 해협의 사실상 봉쇄는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 충격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조건과 함께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 △부셰르 원전 등 민간 핵 프로그램 지원 ㅍ제재 자동복원(스냅백) 조항 종료 등 일부 보상책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15개 항 가운데 일부는 과거 협상 요구를 재정리한 내용으로, 파키스탄 등 중재국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이 같은 요구를 즉각 거부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합의를 위반하는 상대와 협상에 나서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은 전략적 목표가 달성될 경우에만 ‘휴전’이 아닌 전쟁 종료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 산하 정보위원회도 미국의 종전안을 “군사적으로 달성되지도 않은 목표를 나열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며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역시 고위 정치·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의 제안이 과도하고 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당국자는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결 시점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조건이 충족될 때 스스로 판단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종전 조건으로 △침략 및 암살 행위 완전 중단 △전쟁 재발 방지 메커니즘 구축 △전쟁 피해 배상 △중동 전역에서의 군사 충돌 및 연계 세력 활동 종료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행사 보장 등 5가지를 제시했다.
또 이란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역내 무장세력 지원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중재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역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여러 국가가 중재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현재 이란이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협상 여건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