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이 아닌 대이란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위험회피 흐름이 일제 히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 전쟁이 “매우 가까이 끝나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향후 2~3주 동안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군사작전을 예고했다.
특히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군사적 긴장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이는 전쟁이 단기간 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를 약화시키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발언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 상승해 배럴당 109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 역시 8% 올라 109달러선을 돌파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현재까지 이란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파키스탄 등 중재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요구가 “과도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반발했다. 이란 측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돼 있다”며 군사 대응 의지도 재확인했다.
실제 교전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를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을 지속했고, 이스라엘 역시 이란 혁명수비대 기지와 미사일 저장시설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이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로, 봉쇄 장기화 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다.
투자은행들도 유가 상승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트럼프 연설 이후 분석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의미 있게 재개된다는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 유가와 가스 가격의 상승 위험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UBS는 “글로벌 원유 재고는 이미 3월 말 기준 5년 평균 수준까지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4월 말에는 이 범위의 하단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수준에 가까워질수록 유가는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며, 상황 개선이 없을 경우 이달 중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거시경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소비 위축과 기업 비용 상승을 동시에 유발해 경기 둔화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케빈 마흔 헤니언앤월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오래 유지할수록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은 줄어들고 경제 성장세는 둔화될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장 금리 정책을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전쟁이 해결돼야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반영되며 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3.1bp(1bp=0.01%포인트) 오른 4.353%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2.6bp 뛴 3.829%에서 움직이고 있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날만 해도 휴전 기대에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났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대통령이 휴전을 요청했다고 언급하면서 전쟁 완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수용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과 안전 확보를 내걸며 사실상 협상 난항을 시사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 가격 추이 (그래픽=CNBC)
시장에서는 이처럼 ‘조기 종전’과 ‘군사 압박 강화’가 혼재된 신호가 이어지면서 향후 전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전쟁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이날은 부활절 연휴(굿프라이데이)를 앞둔 주간 마지막 거래일로, 투자자들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고용 지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 노동부의 3월 고용보고서는 3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금융시장이 휴장하는 관계로 실제 시장 반응은 다음 주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