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AFP)
전월 대비로는 근원과 전체 물가가 각각 0.4% 상승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PCE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지표는 장기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반면 소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0.1% 증가에 그쳐 1월(0%)에 이어 사실상 정체 흐름을 이어갔다. 명목 기준 소비지출은 0.5% 증가했지만 개인소득은 0.1% 감소했다.
특히 실질 가처분소득은 0.5% 줄어 약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고, 저축률도 4%로 낮아졌다. 이는 물가 부담과 고용 둔화 속에서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구매 회복에 힘입어 재화 소비가 3개월 만에 증가했고, 운송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지출도 소폭 늘었다. 다만 전반적인 소비 흐름은 지난 6개월간 점진적으로 약화된 모습이다.
엘리자베스 렌터 너드월렛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거나 이를 예상하면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결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비용 상승 압력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델타항공은 추가 운임 인상을 검토 중이며, 미국 우정공사도 일부 소포 요금을 내년 초까지 8% 인상할 계획이다.
이번 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에 나서기 이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이후 급등한 에너지 가격 영향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1달러 이상 상승했다.
휴전 합의 이후 유가는 일부 안정됐지만, 브렌트유는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배럴당 약 25달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향후 소비 여력을 추가로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 압력은 특히 재화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의류와 레저용품, 에너지 가격이 연초 이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에너지와 주거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경제 성장세도 둔화됐다. 상무부는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기준 0.5%로 기존 발표치(0.7%)보다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초기 추정치(1.4%)와 비교하면 성장 둔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연간 성장률은 2.1%를 유지했다.
기업 이익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4분기 세전 기업이익은 6% 증가하며 3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에서는 혼조 신호가 나타났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증가했지만, 계속 청구 건수는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며 고용이 일정 부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초기 스태그플레이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데이비드 러셀 트레이드스테이션 글로벌 시장전략 총괄은 “물가는 예상과 부합했지만 소득은 약했고 성장률도 하향 조정됐다”며 “이란 전쟁 이전부터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했다”고 평가했다.
향후 물가 흐름은 10일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CPI가 전월 대비 0.9% 상승해 연간 상승률이 3.3%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7% 상승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