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동결자금 해제 합의"…백악관 "사실무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1일, 오후 08:02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란이 미국과의 회담 당일 “미국이 동결 자산 해제에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백악관은 보도 약 1시간 만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셰바즈 샤리프(오른쪽) 파키스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평화회담을 앞두고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이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카타르 등 해외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산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이 조치를 “선의의 시험대이자 지속가능한 평화 협정에 대한 진지한 의지의 신호”라고 평가하며 환영했다. 그러나 백악관 당국자는 로이터에 이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이란 측은 자산 동결 해제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 보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이란 소식통은 미국이 카타르에 보관된 60억 달러(약 8조9130억원)의 이란 동결 자금 해제에 합의했다고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 자금은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에서 비롯됐다. 한국은 2010년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명의의 원화결제계좌를 통해 이란 원유를 상계 방식으로 구매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 집권 시절인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부과하자 한국은 해당 계좌에 누적된 약 60억 달러를 자체 동결했다.

2023년 9월 카타르가 중재한 미·이란 포로 교환 합의에 따라 이 자금은 카타르 상업은행 QNB의 이란중앙은행 계좌로 송금됐다. 이란에 억류된 미국 시민 5명이 석방되고 미국에 구금된 이란인 5명이 풀려난 대가였다. 미국 당국은 해당 자금을 인도적 용도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미국 재무부의 감독 하에 집행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뒤인 2023년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해당 자금을 다시 동결했다.

이번 주장은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이란 회담 당일 나왔다. 동결 자산 해제는 이란이 회담에 앞서 제시한 선결 조건인 만큼, 이번 보도의 진위는 협상 향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이란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린 상황에서 이슬라마바드 협상의 실질적 진전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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