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또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며 이를 제거하는 작전도 병행하겠다고 밝혀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공격하거나 선박을 위협할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는 경고까지 내놓으면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미·이란 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약 20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번 회담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직접 협상으로 평가됐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하며 오히려 불과 며칠 전 체결된 ‘2주 휴전’마저 흔들리는 결과를 낳았다.
협상에서 미국은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과 핵시설 해체, 고농축 우라늄 이전,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이를 “주권 침해”라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또 미국은 이란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할 것을 요구했으나,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란 측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하면서도 “단 한 차례 협상으로 모든 이견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며 추가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반면 밴스 부통령은 “합의 실패는 미국보다 이란에 더 나쁜 결과”라고 압박하며 책임을 이란에 돌렸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곳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시장에서는 전쟁 여파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전쟁 이전 대비 약 30% 상승했으며, 일부 현물 시장에서는 배럴당 140달러를 웃도는 거래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전쟁 상황에서도 하루 약 17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며 주요 외화 수입원을 유지해왔는데, 이번 봉쇄 조치는 이를 직접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군사 압박을 넘어 경제적 ‘숨통’을 조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구조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클레이턴 사이글 선임연구원은 “나포된 원유는 글로벌 시장에 재판매돼 이란이 수익을 얻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옵시디언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브렛 에릭슨은 “각국이 실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대응은 일관성이 없다”며 “결국 아시아 동맹국에 피해를 주거나, 이란이 시장을 이용하도록 방치하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군사적 긴장도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협에 접근하는 군함은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사실상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고, 국경 지역에서는 로켓 경보가 울리는 등 중동 전선이 확산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그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협상은 매우 우호적이었다”며 “이란이 결국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해협 작전에 참여 의사를 보였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참여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유가 급등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촉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와 기업 비용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