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무총장 “유럽 항공유 6주 남았다…조만간 감편 뉴스 나올 것"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7일, 오전 04:5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이란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이 심화되는 가운데 유럽의 항공유 재고가 약 6주 분량에 불과해 항공편 취소 등 실물 경제 충격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16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을 경우 조만간 항공유 부족으로 일부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며 “시장 압박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중동은 전 세계 항공유의 약 20%를 공급하는 핵심 지역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주요 산유국 물량이 시장에 유입되지 못하면서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200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급등했다. 이는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을 크게 키우며 운항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항공업계에서는 감편 조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 은 케로신 가격 상승을 이유로 5월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항공편 160편을 취소했으며, 독일 루프트한자 도 자회사 항공기 일부를 운항에서 제외하는 등 공급 축소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추가 감편과 유류할증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에너지 위기가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구조적인 공급 훼손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협이 재개되면 곧바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유전과 정유시설, 파이프라인 등 핵심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손상된 만큼 복구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란 전쟁으로 차질을 빚은 석유·가스 생산이 정상화되기까지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재차 밝혔다. 생산뿐 아니라 정제와 운송 인프라까지 동시에 타격을 입으면서 공급망 전반의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일부 수출 터미널이 공격으로 피해를 입으면서 정상화까지 2년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급 불균형은 이미 심화되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4월 들어 원유 공급 부족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3월에는 전쟁 이전 선적된 물량이 반영되며 일시적으로 공급이 유지됐지만, 현재는 신규 공급이 제한되면서 시장 긴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IEA 회원국들은 지난달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단기적인 가격 급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IEA는 추가 방출 여부도 검토 중이며, 국제통화기금 과 세계은행 과의 공조를 통해 에너지 수입국 지원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충격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비롤 사무총장은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배급 제한, 경제 활동 위축, 물가 상승 압력 확대 등 ‘수요 파괴’ 초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