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환급 신청 열린다…한국 기업도 대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2:12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대한 환급 신청이 개시된다. 수입신고 요건을 갖춘 한국 기업들도 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표를 들고 상호관세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AFP)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미 동부시간 20일 오전 8시(한국시간 20일 오후 9시)부터 온라인 포털을 통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세 환급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20일 6대 3 다수 의견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IEEPA를 근거로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해 의회 고유의 과세 권한을 침해했다는 취지다. 이후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은 CBP에 환급 절차 마련을 명령했다.

CBP에 따르면 33만개 이상의 수입업체가 총 5300만건 이상의 수입 신고에 걸쳐 약 1660억 달러(약 245조원)의 관세를 납부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5만6497개 업체가 환급 시스템 등록을 완료했으며, 이자 포함 환급 예정액은 1270억 달러(약 187조원)에 달한다.

◇환급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번에 시작된 1단계(Phase 1) 환급은 모든 관세 납부 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정산이 완료되지 않은 수입 신고건 △정산 후 80일 이내인 수입 신고건에 한정된다.

법무법인 율촌에 따르면 환급 신청자는 수출자가 아닌 수입신고자 또는 수입신고자가 지정한 면허 관세사다. 자동 환급이 아니므로 반드시 신청을 해야 환급을 받을 수 있다.

환급은 CBP가 새로 도입한 통합 환급처리 시스템(CAPE)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ACE(Automatic Commercial Environment·자동통관환경) 온라인 포털에 접속해 CAPE 신고서를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신청 요건은 3가지다. △공식 수입업자(Importer of Record) 자격을 갖추거나 면허 관세사를 선임해야 하고 △ACE 포털 계정을 개설해야 하며 △환급금 수령을 위한 미국 내 은행 계좌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절차는 CAPE 신고서 업로드→ 2단계 시스템 검증→ IEEPA 관세 제외 기준의 신규 수입신고 생성 및 관세액 재산정→ CBP 심사→ 정산 및 환급 순으로 진행된다. CBP는 신고 승인 후 실제 환급까지 60~90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율촌 국제통상팀 관계자는 “CAPE 신고서를 업로드한 이후에는 내용 수정이 사실상 불가하다”며 “추가 신고건이 있다면 신규 CAPE 신고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정박한 컨테이너선.(사진=AFP)
◇소비자 환급은 별도 절차…시간 걸릴 듯

관세는 수입업체가 납부하는 구조로, 기업들은 환급금을 소비자에게 돌려줄 의무가 없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코스트코·에실로룩소티카(레이밴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 환급을 강제하려는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소비자와 관세를 직접 정산한 페덱스(FedEx) 등 배송 업체는 환급금 수령 시 고객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페덱스는 4월 20일부터 환급 신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소기업들은 환급 개시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 니카라과·도미니카공화국산 시가를 수입하는 애프터 액션 시가스의 공동 창업자 브래드 잭슨은 지난해 한해 3만4000달러의 관세를 납부하고도 고객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수개월이 걸리는 환급 절차는 당초 해소하려 했던 현금흐름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율촌 국제통상팀은 “CIT 명령에 따라 CBP가 시스템을 적극 마련한 만큼 요건을 갖추어 신고서를 정확히 작성한다면 환급 수령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CBP가 환급액이나 적격성을 문제 삼을 경우 별도의 사법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 수출기업의 경우 미국 내 수입신고자로 등록돼 있거나 현지 면허 관세사를 통해 신고를 진행한 경우 환급 신청 자격이 생긴다. 환급 대상 여부 확인과 CAPE 신고서 작성의 정확성이 환급 수령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24년 11월 26일 오후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감만부두,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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