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 거부 왜?…"트럼프와 달리 ‘시간은 이란편’ 믿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4:1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과 이란의 2주 간 휴전 시한이 21일(미 동부 시간 기준·이란 현지시간 기준 22일) 만료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선박 나포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의 2차 고위급 협상이 개최될지 여부에도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2차 고위급 협상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레드존 지역의 세레나 호텔 근처에 임시 폐쇄된 도로의 보안 검색대에서 보안 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사진=AFP)
19일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J.D. 밴스 부통령이 다음날 저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해 이란과의 1차 협상 때 미국 대표단을 이끌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슬라마바드로 향하는 미국 대표단 구성과 관련해 밴스 부통령이 이번에는 안전 문제로 협상단을 이끌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이번에 협상이 개최되면 밴스 부통령 없이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만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시내 대중교통과 대형 화물차 통행을 중단시키는 등 협상 준비에 돌입했다. 회담 개최지로 유력한 세레나 호텔 인근에는 철조망이 설치됐고, 호텔은 모든 투숙객에게 퇴실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대형 미군 C-17 수송기 두 대가 한 공군기지에 착륙했으며, 미국 대표단 도착에 대비해 보안 장비와 차량들을 실어 날랐다고 보도했다.

이와 달리 이란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지속되는 한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중재자인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통화에서 미국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와 위협적인 발언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과거의 전철을 밟아 외교를 배신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악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상황을 괜찮게 보고 있다. 합의의 큰 틀은 마련됐다. 최종 타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 외교정책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인 란다 슬림은 협상이 본격화되기 전 긴장이 고조되는 경로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 선박 나포는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양측 모두 분명히 협상에 관심이 이 있고 본격적인 협상 전에 이런 벼랑 끝 전술을 벌일 필요가 있다”며 “이는 협상에서 보다 우위를 점하고 국내 정치를 고려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을 대하는 양측의 인내심 수준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2~3주 내 상황을 마무리하고 싶지만 이란은 전시 상황이 수개월 더 이어지더라도 버틸 수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그걸 버텨내는 인내심과 회복력은 미국 보다 이란 쪽이 훨씬 높다고 이란은 자신하고 있다고 슬림 연구원은 판단했다. 그는 “이미 미국은 이 전쟁에 반대하는 미국 대중 다수와 마주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전쟁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 여론도 존재한다”며 “이란은 바로 그 점을 활용하려고 한다. 시간이라는 협상 카드를 이용해 자신들의 협상 지위를 더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쟁 이후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란과 걸프국 관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걸프국의 민간 인프라까지 겨냥하면서 대립각을 세웠고, 이들의 관계는 다시 전처럼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걸프국들은 미국에 더 의존하는 등 이란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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