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출혈 경쟁 마무리? 세계 최대 BYD도 가격 인상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9일, 오전 10:2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전기차 업계의 출혈 경쟁을 촉발했던 BYD(비야디)가 가격 인상에 나섰다.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올렸거나 인상할 조짐이다. 표면적 이유는 원가 상승이지만 이를 계기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저가 할인 경쟁이 마무리되는 단계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자동차 판매점에 BYD 자동차가 전시돼있다. (사진=AFP)
29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BYD는 왕조·해양브랜드 등 일부 모델에 대한 자율주행 시스템 ‘톈션즈옌’(신의 눈)의 옵션 가격이 9900위안에서 1만2000위안으로 인상된다고 발표했다.

텐션즈옌 시스템은 BYD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 보조 주행 솔루션이다. 현재 A·B·C 세가지 단계가 있는데 이번에 가격을 올리는 건 중·고급형인 B 버전이다.

라이다(LiDAR) 인식 하드웨어를 탑재한 B 버전은 BYD 주요 모델에 탑재됐다. 해당 버전의 가격이 2100위안 오른다는 건 결국 자동차 판매가격이 그만큼 인상된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달엔 중국 체리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싱투가 5000위안 가격 인상 소식을 발표한 바 있다. 샤오미가 만드는 전기차 ‘SU7’도 새로운 모델의 가격을 4000위안 올린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협업해 전기차를 선보이는 화웨이의 경우 운영체제(OS) 하모니가 적용되는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가격을 1만위안 올렸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는 원가 상승 영향이 크다. BYD는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저장 장치인 스토리지 하드웨어 비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품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 창업자인 리빈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은 자동차 산업에 큰 비용 압박을 가져왔다”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 가능한 빨리 자동차를 구매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차질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란투자동차의 루팡 회장은 이달 24일 개막한 오토 차이나(베이징 모터쇼)에서 “유가 상승이 화학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자동차 생산 비용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업계가 비용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서 자동차 가격 상승은 추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의 샤오미 매장에 전기차가 전시돼있다. (사진=AFP)
주목할 점은 중국 전기차 업계가 더 이상 저가 정책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는 지난해 최대 30%의 할인 마케팅으로 다른 브랜드들의 연쇄적인 할인을 유발했다. 중국 내 전기차 공급이 늘어나면서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출혈 경쟁이 일어난 것이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동차 산업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2% 감소했으며 비용은 0.7% 증가했다. 매출대비 비용이 증가하면서 이익(784억위안)은 1년 새 18% 감소하는 등 손익이 악화하는 분위기다.

전기차 업계 손실 우려가 커지자 중국자동차제조협회는 지난해 6월 원가 이하 가격에 상품을 팔거나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자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엔 국가시장감독국이 불공정한 가격 행위, 경쟁자를 밀어내거나 시장 독점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가격 행위 등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리한 가격 할인을 규제하는 움직임과 함께 원가가 상승하면서 자동차 업계도 수익 보전에 나선 것이다.

중국 경제 매체 디이차이징은 “자동차 업계는 오랫동안 무질서한 가격 전쟁에 시달렸다”면서 “최근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전쟁이 아닌 가치 전쟁을 벌인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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