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자선단체 훔쳐가” vs 오픈AI “경쟁자 괴롭히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9일, 오전 11:3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공동 설립한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오픈AI의 영리 전환을 비판하며 “그들이 자선단체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픈AI 측은 “이번 소송은 지배권 확보에 실패한 머스크의 질투심에서 비롯된 경쟁자 괴롭히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AFP)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는 미 오클랜드 연방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 출석해 배심원들을 향해 “상대 측은 이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려 하겠지만 사실 본질은 매우 단순하다”며 “자선단체를 훔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내가 이 사건에서 패소한다면 미국의 모든 자선단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번 소송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인류를 위한 비영리 AI 개발이 목표’라며 자신을 기만해 수천만 달러를 기부하도록 유도한 뒤 오픈AI를 영리기업으로 전환한 것이 ‘부당 이익’과 ‘자선 신탁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재판에서도 오픈AI의 영리 전환 자체가 설립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AI 설립하게 된 배경이 ‘비영리 조직을 통한 안전한 AI 개발’에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과거 구글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의 대화를 언급하며 자신이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위험에 대해 묻자 페이지가 “AI만 살아남는다면 괜찮다”고 답했다고 했다. 그는 이를 “정신 나간 발언”이라고 생각했고, 구글을 견제할 또 다른 AI 기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자신이 오픈AI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려고 한 이유도 “안전한 AI 개발이라는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초기에는 통제권을 원했다”고 말했다. 머스크와 오픈AI 간 갈등은 2017년 머스크가 오픈AI에 대해 더 큰 통제권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그는 또 “초기부터 비영리 조직을 보완하는 소규모 영리 부문에는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오픈AI 설립 초기에 자신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설립 발표 보도자료를 직접 작성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엔지니어 영입에 기여했으며,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주요 인사들과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반면 오픈AI 측은 설립 초기 상황에 대해 머스크와 상반된 서사를 제시하며, 머스크가 경쟁자 괴롭히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픈AI 측은 머스크가 초기부터 영리 구조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오히려 회사에 대한 과도한 통제권을 요구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오픈AI 측 수석 변호인인 윌리엄 사빗은 “머스크가 초기부터 오픈AI의 영리 전환을 지지했으며 머스크가 원했던 것은 비영리 여부가 아니라 오픈AI의 지배권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창업자들이 이를 거부하자 머스크가 별도의 AI 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소송을 제기한 것은 오픈AI의 발전을 저해하기 위한 괴롭힘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머스크의 오픈AI에 대한 ‘상당한 기여’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공동 창업자들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며, 머스크는 가끔 나타나 조언을 하거나 속도가 느리다고 질책하는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16~2020년 동안 오픈AI 기부금 가운데 머스크 외 다른 기부자들의 비중이 훨씬 컸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오픈AI 기부자 중에 오픈AI가 비영리로 남을 것이라는 약속을 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머스크 혼자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머스크와 올트먼이 모두 출석했으나, 올트먼은 머스크 증언 시작 전 자리를 떠났다.

이번 소송 결과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오픈AI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머스크는 자신이 2015년 오픈AI에 창업 초기 자금의 약 60%에 해당하는 38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오픈AI가 영리 전환하면서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자신이 승소할 경우 오픈AI가 얻은 부당이익인 1340억 달러를 오픈AI의 비영리 조직에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올트먼과 브록먼의 해임과 오픈AI의 최근 지배구조 개편 무효도 요구하고 있다. 머스크의 요구 중 어느 하나라도 받아들여진다면 오픈AI IPO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오픈AI는 약 1조 달러(약 1475조원) 기업가치를 목표로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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