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사진=AFP)
국영석유공사는 4월 석유 수입이 29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 시작되기 전인 2월 수입은 10억달러에 불과했다. 두달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 아거스미디어는 “걸프 지역에서 사라진 원유 물량을 대체할 리비아산 원유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원유 생산량의 5분의 1 이상이 묶인 못하는 상황에서 구매자들은 대체 공급처를 찾아 나섰고 리비아의 고품질 원유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리비아는 외화 수입원으로서 석유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리비아의 불투명한 재정 구조, 만연한 부패, 동부와 서부의 경쟁 당국으로 나뉜 분열 상황 등으로 인해 이번 석유 호황이 물가 상승과 빈곤 심화로 고통받는 리비아 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호황이 정치인과 무장 세력만 이득을 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클라우디아 가지니는 “국가 자금을 횡령해 온 전례가 있다”며 “앞으로도 증가한 수입이 같은 패턴을 따라 부실하게 관리되고 횡령될 가능성이 높다”고 낸다봤다.
유엔에 따르면 무장 단체들은 리비아 정치를 지배하고 있으며, 국가 기관과 안보 부문에 침투해 나라의 부를 약탈해 왔다. 한 리비아 당국자는 FT에 증가한 석유 수입을 개발이나 보건·교육 서비스 개선에 사용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꿈”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공공 지출의 상당 부분이 “기본적으로 여러 세력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인구 750만 명의 리비아는 2011년 무장 봉기로 장기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혼란에 빠져 있다. 현재 리비아는 서부 지역인 수도 트리폴리를 기반으로 유엔이 인정하는 통합정부(GNU)와 동부 벵가지를 근거지로 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의 리비아 국민군(LNA)이 대치하는 ‘1국가 2정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리비아의 분열이 더욱 고착화되면서, 양측의 지배 엘리트들은 불안정한 공존을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국가의 부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공동된 욕망이 이 같은 상황의 기반이 됐다고 보고 있다.
올해 3월 유엔 의뢰로 작성돼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된 전문가 패널 보고서는 “이 같은 새로운 현상 유지 속에서 무장 단체들이 거버넌스를 형성하는 주요 행위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불법 석유 수출, 즉 원유와 정제유 모두에서 그 규모와 조직화 수준이 2025년에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