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승절 닷새 앞두고…우크라 드론, 모스크바 도심 직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05일, 오후 02:0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전승절을 닷새 앞두고 모스크바 도심을 직격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드론 공격은 사흘 연속 지속,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사진=AFP)
5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4일 새벽 1시 경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 주거 건물 외벽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아 파손됐다. 피격된 건물은 모스크바 남서부 모스필몹스카야 거리에 위치한 ‘돔 나 모스필몹스코이’ 고급 주상복합단지다.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는 붉은광장에서 6㎞ 가량 떨어진 곳이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엔 깨진 유리창과 잔해, 먼지로 뒤덮인 아파트 내부, 거리에 흩뿌려진 드론 파편이 담겼다. 일부 영국 매체는 이 단지에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고위 인사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드론 두 대를 격추했고 한 대가 건물에 충돌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외곽 브누코보·도모데도보 국제공항은 드론 공격 이후 야간 운항을 중단했다.

이번 공격은 모스크바에 국한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3~4일 사이 러시아 전역에서 드론 117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60대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을 향한 ‘대규모’ 공격이었다고 알렉산드르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주 주지사는 전했다.

크렘린은 우크라이나의 ‘테러 위협’을 이유로 9일 붉은광장 군사 퍼레이드 규모를 줄이기로 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장갑차·미사일 시스템이 등장하지 않는다. 일부 통신사는 “보안상 이유로 이번 주 내내 모스크바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 제한된다”고 공지했다.

러시아는 8~9일 우크라이나에 일방적 휴전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키이우 정권(우크라이나) 수반이 9일 모스크바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만일 전승절 81주년 기념행사를 방해하려는 범죄 계획을 실행하면, 러시아군은 기념행사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다. 키이우 도심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렘린은 드론이 붉은광장 위를 날아다닐까 두려워하고 있다”며 “계속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하루짜리 휴전’ 제안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고 일축하며 “우크라이나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자체 휴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이후 수백㎞ 떨어진 표적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드론 부대를 키워왔다. 러시아 영토 곳곳의 에너지 인프라와 정유시설이 일상적 표적이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3일 “러시아 항구 두 곳에서 유조선 3척과 순항미사일 탑재 함정·초계함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유조선들은 서방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동원된 ‘그림자 함대’ 소속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도시에 매일같이 치명적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4일 러시아 접경 도시 하르키우 인근에서 미사일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