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기업이 실제로 인출해 쓴 이용액도 2월 대비 1조 1547억엔(약 10조 7900억원) 늘었다. 잔액은 전년 동월 대비 31% 많아 증가율이 2020년 5월(37%)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잔액 기준 이용액과 계약액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원유 공급 차질이 길어질 경우 추가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코미트먼트 라인은 기업이 은행에 일정 수수료를 내고 약정한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 자금을 빠르게 빌려 쓸 수 있도록 해두는 제도다. 운전자금이 갑자기 부족해지는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미리 ‘실탄’을 마련해 두는 성격이 강하다.
대형 기업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를 운영하는 외식 대기업 푸드앤라이프컴퍼니스(F&LC)는 지난 3월 26일 미즈호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과 총 200억엔(약 1870억원) 규모의 코미트먼트 라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F&LC는 “향후 자금 수요에 안정적이고 기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금 조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류 판매점 ‘난데모사케야 카쿠야스’를 운영하는 히토마일(옛 카쿠야스그룹)도 3월 17일 미즈호은행 등 8개 은행과 50억엔(약 467억원) 규모의 코미트먼트 라인을 맺었다. 향후 주류 매입 등 운전자금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제조사 스바루는 3월 31일 미즈호은행 등과 1000억엔(약 9350억원) 규모의 코미트먼트 라인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변화가 격심한 사업 환경 속에서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정책금융공고(JFC) 등은 지난 1일부터 중동 정세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한 기업을 저리 융자 대상에 포함시켰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무사시노은행, 히로시마은행 등이 운전자금이나 설비자금 용도의 특별융자를 시작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전국 지점에 중동 관련 담당자를 배치해 중소·중견 거래기업의 경영 영향을 청취하고 본점과 정보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 은행은 “급격한 자금 경색에는 이르지 않았으나 물류망 혼란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 부족 여파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나프타 등 원재료 부족이 점차 소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위생도기 제조사 도토(TOTO)는 주택용 등 유닛바스 수주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기업들이 본격적인 생산 중단에 들어가면 협력 하청업체를 포함해 가까운 시일 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대출 한도 이용이 급증했지만,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으로 매출이 끊긴 일부 기업은 대출 한도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결국 도산으로 내몰렸다. 닛케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교훈을 거치며 기업과 금융기관이 이번에는 미리 손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