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고용 증가폭이 큰 폭 확대된 데 이어 4월에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미국 고용시장은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의미 있는 증가세를 기록하게 됐다.
실업률은 4.3%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지표는 지난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수준까지 둔화했던 미국 고용시장이 점차 바닥을 다지고 안정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의 신규 채용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 않지만 해고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도 소비와 기업 투자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지표 발표 이후 뉴욕증시 선물은 상승폭을 유지했고, 미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 가치는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가 미국 경기 연착륙 기대를 다시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 안정 조짐”…연준 금리동결 명분 강화
이번 고용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여지를 더욱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준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고용시장이 “점점 더 안정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노동 공급 증가세가 둔화한 점도 주목하고 있다. 경제학자들과 연준 인사들은 이민 증가세 둔화로 노동시장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는 과거보다 낮은 수준의 월간 고용 증가폭도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세부 지표는 노동시장의 완전한 회복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가계조사 기준 취업자 수는 4개월 연속 감소했고, 경제활동참가율은 61.8%로 떨어져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근무를 하는 사람과 구직을 포기한 사람까지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은 8.2%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임금 상승세도 다소 둔화됐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다만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증가하면서 실제 가계 소득에는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 추이 (그래픽=트레이딩이코노믹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향후 중동 전쟁 여파가 미국 고용시장에 어느 정도 충격을 줄지 여부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소비자심리지수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소비 둔화와 기업 비용 증가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기업들이 근로시간 축소나 인력 감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최근 미국 기업들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기존 인력을 줄이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실제 정보기술(IT) 업종 고용은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의료와 운송·창고, 소매업 부문은 고용 증가를 주도했다. 건설업과 레저·숙박업 고용도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가 건설 노동 수요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AI 경쟁 확산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높은 금리 여파로 주택 건설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된 다른 고용 관련 지표들도 대체로 노동시장 안정 흐름을 가리켰다. 실업보험 연속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기업들의 발표 기준 감원 규모 역시 지난해보다 줄어든 상태다.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는 4월 고용이 1년여 만에 가장 강했다고 평가했고, 미 노동부의 구인 건수(JOLTS) 역시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