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팀 쿡 애플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을 포함한 10여 명 이상의 기업인들이 이번 방중에 동행하지만 황 CEO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이번에 동행하는 기업인들은 모두 중국에 상당한 사업 기반을 두고 있다”며 “이번 방문의 통상 의제와 관련된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동행하길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초청을 받는다면 영광일 것”이라며 ”미국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큰 명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황 CEO를 방중 사절단에서 제외한 것이 미국이 중국에 보내는 의도된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은 “중국 AI 기업들은 엔비디아 같은 최고 성능의 미국 칩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중국에 주려는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AI 경쟁에서 중국을 이기는 데 컴퓨팅 파워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어차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정부와 협의할 사안도 사실상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AI 칩 수출 통제는 오랫동안 미중 무역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다. 지난해 미국이 자국 AI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은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관세, 희토류 등 주요 현안에서 1년간 휴전을 맺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또 엔비디아 고성능 AI칩 H200에 대한 중국 수출도 회사에 25%의 수출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허용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들이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도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황 CEO가 이번 방중 사절단에서 제외되면서 엔비디아로서는 어렵게 대중 수출의 문을 열었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황 CEO는 중국 시장에서 500억 달러 규모의 기회가 있다고 이야기해왔다”며 “이번 일은 황 CEO가 엔비디아 AI 칩을 중국에 판매하려는 노력에 잠재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황 CEO는 지난 3월 H200 생산을 본격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판매 성사에 대한 확신 없이는 취하기 어려운 결단이라는 평가다. 그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중국 내 “다수의 고객”에게 H200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았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간단치 않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일부 H200에 대해 중국 판매 라이선스가 부여됐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들의 해당 칩 구매를 허용하지 않아 실제 수출은 아직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 의회는 중국으로의 AI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움직임을 재개하고 있다. 미 하원에서는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AI 칩인 블랙웰의 대중 수출을 제한하고, H200 수출 라이선스에 대한 의회 검토 권한을 강화하는 초당파 법안인 ‘AI 감시법안(AI Overwatch Act)’이 추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