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글로벌 화재 피해 사상 최대… 엘니뇨 본격화 땐 '최악'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2일, 오후 05:0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올해 1~4월 전 세계 화재 피해 면적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북반구의 본격적인 여름이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엘니뇨(El Niño, 이상 고온·가뭄을 동반하는 자연현상) 기상 패턴까지 가세할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기후과학자들이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펨브로크파인스에서 ‘맥스 로드 미라마르’ 산불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극단적 기상 현상에서 지구온난화의 역할을 분석하는 연구 단체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이날 올해 1~4월 전 세계 화재 피해 면적이 1억5000만 헥타르(약 150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반도 면적(약 22만㎢)의 약 7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는 기존 기록보다 20% 많은 수치로,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WWA는 평가했다.

◇아프리카·아시아 동시 최고치 경신

아프리카에서만 올해 들어 최대 8500만 헥타르가 불에 탔다. 기존 최고 기록인 6900만 헥타르보다 23% 높은 수치다. WWA 소속 산불 전문가이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원인 시어도어 키핑은 아프리카의 이례적인 화재 활동의 원인으로 ‘습→건’ 급변 현상을 지목했다. 직전 성장 시즌에 강수량이 많아 초지가 무성하게 자랐고, 이것이 가뭄·폭염과 맞물리면서 사바나 화재의 대규모 연료가 됐다는 설명이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인도·미얀마·태국·라오스·중국 등지에서 올해 화재로 소실된 면적은 최대 4400만 헥타르에 달한다. 아시아 지역 역대 최악의 기록인 2014년 수치와 비교해도 약 40% 많다.

◇엘니뇨 이달 시작…“역사상 가장 심각할 수도”

문제는 최악이 아직 오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달,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유발되는 엘니뇨 기상 조건이 이달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호주·인도네시아·남아시아 일부 지역에 가뭄을, 다른 지역에는 홍수를 초래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기온 상승을 이끄는 기상 패턴이다.

키핑은 “강력한 엘니뇨가 실제로 발전한다면, 유해한 극단적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최근 역사상 가장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하반기 호주·캐나다·미국·아마존 열대우림이 심각한 폭염과 가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WWA 공동 설립자이자 기후과학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는 “올해 하반기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한다면 기후변화와 엘니뇨의 영향이 맞물려 전례 없는 기상 극단 현상이 나타날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폴란드 유제푸프 인근 산불 현장에서 경찰 블랙호크 헬기가 물을 투하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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