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매물가 쇼크에 10년물 금리 10개월만 최고 …다우↓·나스닥↑ 혼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4일, 오전 12:39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도매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뉴욕 금융시장이 다시 인플레이션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운송비가 급등하자 생산자 단계 물가 압력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고,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딩플로어에서 트레이더가 거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 기준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3% 하락하고 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7% 상승,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 가량 오르는 중이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융·소비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보인 반면, 인공지능(AI) 기대감이 이어진 반도체주가 기술주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엔비디아는 2% 넘게 상승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 이상 뛰고 있다.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MH) 역시 1% 상승 중이다.

이날 발표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에 압박을 주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PPI는 전월 대비 1.4%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5%)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6.0%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4.9%)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2% 상승하며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기업들의 전반적인 생산 비용 압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번 PPI 급등의 배경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비 급등을 지목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도 강세를 이어가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2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동 긴장 고조로 해상 운임과 항공 운송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생산 비용 부담이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PPI 세부 항목에서는 운송 관련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월가에서는 중동발 공급 충격이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제조·물류·서비스 전반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채권시장도 크게 흔들리는 중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미 국채 가격은 하락했고 금리는 급등했다. 미국 정부 차입 비용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49%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7월 1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후에도 4.48%선에서 움직이며 연고점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4.00%를 웃돌았고,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장중 5.05%까지 상승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은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날 발표된 4월 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해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근원 CPI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했다.

클라크 벨린 벨웨더웰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유가가 생산 비용 전반을 밀어 올리고 있다”며 “에너지는 거의 모든 산업의 핵심 투입 비용인 만큼 이번 PPI는 상당히 충격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고물가와 고용시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고민이 더 커지고 있다”며 “특히 조만간 새 연준 의장을 맞이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책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융·소비 관련 종목들이 압박을 받은 반면 AI 관련 반도체주는 독자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은 사실상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이 결국 거시경제 환경 악화를 인식하게 되면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이 빠르게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메이필드는 또 “현재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기업 실적과 AI 기대감”이라며 “기업 이익률은 사상 최고 수준이지만 PPI 상승세가 이 정도로 강하면 결국 기업 마진을 잠식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비스든 상품이든 생산 비용 상승 압력이 기업 수익성을 갉아먹기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나섰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막판에 방중 일정에 합류하면서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인 H200 관련 규제 완화 가능성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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