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쿠바 하바나에서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장작불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쿠바는 심각한 전력난의 원인으로 미국을 지목했으며, 미국은 쿠바에 1억달러 규모 지원을 재차 제안했다. (사진=AFP)
쿠바는 지난 1월부터 미국의 석유 공급 차단 조치로 하루 최대 22시간에 달하는 정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밤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하바나 거리로 쏟아져 나와 쓰레기로 도로를 막고 “불을 켜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 취재를 통해 전했다.
쿠바는 그동안 에너지 수요의 상당 부분을 베네수엘라산 석유로 충당해 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축출하는 군사작전을 전개하면서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이 사실상 끊겼다. 미국은 이어 쿠바와 석유를 거래하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미 국무부는 13일 성명을 내고 가톨릭 교회 및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 인도주의 단체들을 통해 쿠바 국민에게 1억 달러 규모의 직접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 아울러 쿠바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의미 있는 개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무료 고속 위성 인터넷 제공도 제안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지원 제안을 수락할지, 아니면 생명을 구하는 필수 원조를 거부하고 쿠바 국민에게 그 책임을 질지는 쿠바 정권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쿠바 공산당 정권과 일반 주민을 분리하는 구도를 앞세워 정권을 압박하는 동시에 민심 이반을 유도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쿠바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우리는 대화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화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쿠바를 “이례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으며, 이란과의 전쟁이 마무리되면 쿠바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겔 디아스카넬(왼쪽) 쿠바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