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에 따르면 사우디가 동맹국들과 함께 이란 전쟁이 끝난 뒤 역내 긴장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두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구상이 제기됐다. 역내 국가들은 전쟁 이후 이란이 전보다 약화되더라도 여전히 주변국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쟁 이후 역내 미군 주둔 규모는 줄어들고, 이란 정권은 더욱 강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4일 UAE 푸자이라의 석유 시설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사진=AFP)
헬싱키 협정은 과거에도 중동 지역의 잠재적 모델로 거론된 바 있다. 이란의 주변국들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을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는 요인이자 잠재적 위협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쟁으로 인해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 사이에서 동맹 관계와 역내 안보 체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수 유럽 정부와 유럽연합(EU) 기관들이 사우디의 구상에 지지하면서 다른 걸프 국가들의 지지 또한 촉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이 같은 구상이 향후 충돌을 피하고, 이란에도 공격이 없을 것이란 보장을 제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이란은 종전 논의는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초점을 두고 있어 아랍 국가들의 핵심 우려 사안인 미사일·드론 전력이나 역내 대리 세력 지원 문제는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한 아랍 외교관은 헬싱키 협정과 유사한 불가침 조약이 대부분의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뿐 아니라 이란에도 환영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역내 문제는 지역 국가들이 스스로 관리하도록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 외교관은 “결국 누가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분위기에서는 이란과 이스라엘을 함께 참여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빠지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이란 다음으로 이스라엘이 가장 큰 분쟁의 원천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바로 이 때문에 사우디가 이 구상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 사이에도 분열이 있다. 특히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는 역내 질서에 대한 상충된 비전과 경제 경쟁을 둘러싼 갈등이 존재한다. UAE는 전쟁 기간 동안 걸프 국가들 중 이란에 대해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UAE가 해당 구상에 참여할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걸프 국가들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종식 합의를 중재하려는 파키스탄 주도의 노력에 더 우호적이었다. 외교관들은 사우디가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등과 공식 동맹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전쟁 이후 국방, 외교 정책, 경제 협력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