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경쟁'서 '안정'으로 새판 짜기 주목…대만이 변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5일, 오전 08:24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 첫날 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중 관계의 프레임 전환을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전날 중국은 미중 관계의 새 프레임으로 ‘건설적 전략적 안정(constructive strategic stability)’을 제시하면서도, 시진핑 주석이 회담 첫머리에 대만 레드라인(양보 불가 사항)을 선제적으로 꺼내들면서 이 안정이 조건부임을 분명히 했다.

◇‘건설적 전략적 안정’ 새 프레임 등장

이번 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중국이 미중 관계를 규정하는 새 표현을 제시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미중 관계를 ‘건설적 전략적 안정관계’로 규정했고 신화통신도 이를 공식 번역으로 사용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주베트남 미국 대사 등을 역임한 다니엘 크리튼브링크(Daniel Kritenbrink) 더아시아그룹 파트너는 “미중 관계의 키워드는 ‘안정’으로, 양 정상 모두 이 안정을 최소 1년, 길게는 3년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기업들에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처럼 복잡한 관계가 실제로 그 기간 동안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전 메타 중화권 정책 총괄이자 홍콩대 선임연구원인 조지 천(George Chen) 더아시아그룹 파트너는 “이 표현은 트럼프 행정부가 먼저 쓴 ‘전략적 안정’에 ‘건설적’이라는 협력적 수식어를 더한 것”이라며 “바이든 시대의 ‘전략적 경쟁’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의도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이 사실상 ‘트럼프 임기 내 안정’을 약속한 셈이라는 해석이다.

더아시아그룹의 다니엘 크리튼브링크(왼쪽) 파트너와 조지 천 파트너 (사진=더아시아그룹)
◇시진핑, 회담 서두에 대만 레드라인 선제 제시

그러나 이 안정은 조건부다. 시진핑 주석이 회담 첫머리에 대만 문제를 가장 먼저 꺼냈다는 점이 핵심이다.

천 파트너는 “시진핑은 대만 독립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회담 서두에 가장 강하게 천명했다”며 “모호함도 완화도 없이 중국의 핵심 입장을 직접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이 ‘투키디데스 함정’을 언급하며 표면적으로는 비대립적 톤을 유지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봉쇄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담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매체의 핵심 키워드가 ‘공존(co-existence)’이라는 점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크리튼브링크 전 차관보도 “시진핑이 대만 문제가 잘못 관리될 경우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대만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9월 방미…연내 4번 정상회담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오는 9월 백악관에 초청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크리튼브링크 전 차관보는 “신화통신 발표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언급된 만큼 올해 최대 4번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커트 통 더아시아그룹 매니징파트너 (사진=더아시아그룹)
APEC 대사와 주홍콩 미국 총영사 등을 지낸 커트 통(Kurt Tong) 더아시아그룹 메니징 파트너는 “이번 회담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단 하나의 기준은 시진핑의 워싱턴 방문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이냐”라며 “그것이 확실하다면 양측 모두 전략적 안정 추구에 깊이 헌신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베이징 방문보다 시진핑의 미국 답방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크리튼브링크 전 차관보는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이번 회담 참여가 예상보다 활발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미국 내 투자 가능성,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인공지능(AI) 관련 발언, 펜타닐 협력 언급도 추가 주목 사항으로 꼽았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AI 안전 프로토콜 구축 협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