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나라면 美 가서 살라고 안한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6일, 오후 05:0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금이라면 자녀들에게 미국에서 살거나 공부하라고 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독일과 미국 간 외교적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가톨릭 행사에서 젊은 청중들을 만났다. 그는 “나는 세계에서 독일만큼 특히 젊은이들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는 드물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내 자녀들에게 미국에 가서 교육을 받고 일하라고 추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갑자기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메르츠 총리는 올해 70세로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의 고용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조차 일자리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과 유럽 동맹국 사이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왔다. 양측은 무역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최근 이란 전쟁 대응을 놓고 충돌해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관계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미국의 이란 전쟁 대응을 비판하며 “미국이 굴욕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했고, 이후 미국은 독일 주둔 병력 일부 철수와 유럽연합(EU)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메르츠 총리는 2025년 취임 당시만 해도 스스로를 ‘대서양주의자’라고 밝혀왔다. 미국과 유럽의 긴밀한 협력을 중시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취임 이후 독일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이 잦아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메르츠 총리를 향해 “망가진 자기 나라부터 고치라”고 맞받았다.

다만 메르츠 총리는 이날도 미국 자체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위대한 찬미자”라면서도 “지금 그 존경심이 커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