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vs 침묵…'동상이몽' 대만문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7일, 오후 06:48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 회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가장 큰 주안점은 ‘대만’이었다. 중동 문제 등을 두고 미국의 의견을 듣는 대신 대만 문제에 대해선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한계선)임을 강하게 주장했다. 경제·무역 분야에서는 일정 수준의 ‘관리 모드’가 감지됐지만 대만 문제만큼은 양국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강경 기류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 오전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다시 ‘핵심 레드라인’으로 규정했다. 중국 측 발표문에는 “대만 문제가 잘못 다뤄지면 양국이 충돌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표현이 담겼고, 영문 발표문에서 직접 ‘충돌(conflict)’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은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첫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대만 문제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샤오윈췬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대만 무기 판매가 양국 관계를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지표다”며 “이번 회담에서 전략적 안정 필요성에 합의가 있고 시 주석이 9월 미국을 방문하는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 판매를 연기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니 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파워프로젝트 책임자도 “중국은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 전체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양자 현안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도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한 표현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무역이나 이란 문제에서는 협상 공간이 있을 수 있지만 대만만큼은 중국이 타협 가능한 영역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외교가는 중국의 경고 자체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대만 무기판매 문제를 어디까지 협상 카드로 활용할지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에드가 케이건 전 말레이시아 주재 미국대사는 “중국으로서 대만은 자국 영토 문제이자 미국과 흥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판매 문제 자체를 중국과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고 인정한 점은 파장을 낳고 있다. 미국은 1982년 중국과의 합의 과정에서 대만 무기판매 문제를 중국과 사전 협의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6대 보장(Six Assurances)’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약 14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판매 패키지 최종 승인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유라시아그룹의 아만다 샤오 중국 담당 국장은 “만약 미국이 대만 무기 패키지를 무기한 연기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온 대중 억지 전략과도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이 대만 문제와 양자 관계에 치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현안은 우선순위에서 제외한 모습이다. 미국의 중국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 문제는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양국은 관세 부과를 유예하며 휴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추가로 합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도 경제무역과 관련해 여러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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