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실각 위기에 英 EU 재가입 논쟁 가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전 08:0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실각 위기로 영국의 유럽연합(EU) 재가입 논쟁이 떠오르고 있다. 집권 노동당의 당권주자들이 EU 재가입 문제를 거론하면서 브렉시트 이후 금기시됐던 논의가 정치권 전면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왼쪽)과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 (사진=AFP)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시간) EU 재가입 여부가 노동당 경선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노동당 내 분열을 재점화할 위험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의 유력한 당대표 경쟁자인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은 전날 연설에서 “영국의 미래는 유럽에 달려 있으며, 언젠가는 유럽 연합으로 복귀해야 한다”며 “2016년 브렉시트 결정은 재앙적인 실수이며 EU와 새로운 특별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당권주자인 앤디 번햄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EU 재가입이 타당한 이유가 있지만, 재가입을 옹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가 잘못됐다는 여론이 높지만 이를 되돌릴 경우 영국이 다시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 있어 EU 재가입 논의는 금기시하는 분위기다. 노동당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에 반대했지만 재가입에는 선을 그어왔다. 스타머 총리도 단일 시장이나 관세 동맹 복귀 없이 EU와 관계 개선을 추진해왔다.

리사 낸디 문화부 장관은 이날 “EU 재가입을 언급하는 것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이 빠졌던 악순환적 논쟁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당 경선에서 EU 재가입 문제가 나오는 것은 최근 선전하고 있는 반유럽통합주의 정당인 영국개혁당 및 진보 정당 녹색당과 차별화해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브렉시트 찬성표가 60%를 넘는 지역구에서는 개혁당에 대한 지지율이 평균 40%에 달하는 반면, 브렉시트 찬성표가 40% 미만인 지역에서는 개혁당의 지지율이 평균 10%에 그쳤다.

싱크탱크 ‘모어 인 커먼’의 루크 트릴 사무총장은 “대중들 사이에선 브렉시트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압도적이다”면서도 “EU 재가입을 촉구하는 것은 노동당이 경제 침체와 이민 문제에 대한 국민의 우려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EU와 합의를 뒤집을 경우 위약금을 물리는 ‘파라지 조항’을 주장하고 있는 EU는 노동당의 재가입 논쟁을 반기는 분위기다. 싱크탱크 ‘변화하는 유럽 속의 영국’의 아난드 메논 소장은 “EU 협상단은 노동당 정부가 영국과의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파악했다”며 “그들은 쾌재를 부르며 영국에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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