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콩고 '에볼라' 국제 비상사태 선언…"상당한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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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후 05:1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언했다. 이번 발병은 분디부교(Bundibugyo) 종 에볼라로,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AFP)
1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민주콩고 동부 이투리주에서 발생한 에볼라 감염 확산 사태에 대해 PHEIC를 선언했다. 전날 기준 이투리주에선 의심 사례 246건, 사망 80명이 보고됐으며, 실험실 확진 사례는 8건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확산세가 빠르다는 점이다.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도 이투리주에서 온 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접국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선 콩고 국적 59세 남성이 사망하는 등 2건의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반군 ‘M23’이 점령 중인 동부 도시 고마에서도 1건이 확진됐다. 미국에선 6명이 노출됐고 그 중 1명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이들을 독일 미군기지로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HO는 발생 지역인 이투리주가 인접국 우간다·남수단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무력 분쟁과 인도주의 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인구 이동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확산 위험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재 감염자 수와 지리적 확산 범위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다만 이번 발병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비상사태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부연 설명했다.

민주콩고 이웃 국가들은 물론 자국민 감염이 확인된 국가들도 대응에 나섰다. 르완다는 민주콩고와의 국경 검역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민주콩고와 우간다에 추가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며, 주민주콩고 미국 대사관은 자국민에게 이투리주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PHEIC는 질병이 국제적으로 확산할 위험이 크고 각국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WHO가 발령하는 최고 단계 경보다. 에볼라 관련 PHEIC 선언은 2014년 서아프리카, 2018~2020년 민주콩고 키부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며, 분디부교 종 에볼라로는 처음이다.

분디부교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2007년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다. 과거 두 차례 발병 당시 치사율은 30~50%로 보고됐다. 잠복기는 2~21일이며, 초기엔 발열·근육통·피로·두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고 이후 구토·설사·발진·출혈로 진행된다. 감염된 동물(주로 과일박쥐)이나 환자의 체액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백신이 없다는 점이 큰 우려 요인이다. 기존 에볼라 백신은 자이르(Zaire) 종에만 효과가 있어 분디부교에는 쓸 수 없다. 장 카세야 아프리카 CDC 사무총장은 “백신과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사람들은 공중보건 지침을 따라야 한다”며 “장례식을 통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신을 직접 씻기는 전통 장례 관습은 10여년 전 대규모 에볼라 발병 초기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민주콩고는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곳으로 이번이 17번째 발병이다. 2018~2020년엔 약 2300명이 사망해 역대 최악의 발병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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