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일 이란 공격 보류”…걸프국 요청에 협상 공간 열어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9일, 오전 06:4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을 중동 걸프국 정상들의 요청에 따라 전격 보류했다. 대신 핵협상을 위한 시간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협상이 실패할 경우 즉각 대규모 공격에 나설 준비를 지시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카타르 국왕(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으로부터 내일 예정됐던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대한 군사공격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심각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지도자들은 미국과 중동 전체, 더 나아가 전 세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합의에는 무엇보다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NO NUCLEAR WEAPONS FOR IRAN)’가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미군에 예정됐던 공격을 실행하지 않도록 지시했다”며 “다만 수용 가능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즉각 전면적이고 대규모 공격을 감행할 준비를 하라고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20일 예정된 공격 승인 쪽으로 기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주 동안 참모들과 외부 동맹국 인사들은 제한적 군사공격이 오히려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압박할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시간이 흐르고 있다”며 “이란이 평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20일 국가안보팀과 추가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 4월 선언된 불안정한 휴전 이후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수주째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왔다. 테헤란은 미국이 요구한 핵프로그램 핵심 시설 해체와 호르무즈 해협 완전 재개방 요구를 거부해왔다.

이란은 파키스탄 중재를 통해 전달된 미국 측 제안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의 단계적 재개방 가능성은 제시했지만, 핵문제 핵심 쟁점은 여전히 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 방문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데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백악관은 미·중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유지와 이란 핵무기 저지에 공통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특별히 요청한 것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중동 지역 분석가들은 미국이 이란 군 지휘체계와 방어망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음에도 이란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남아 있는 미사일과 공격용 드론 전력 역시 중동 긴장을 계속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약 11주간 이어진 분쟁 과정에서 이란이 걸프 지역 미국 동맹국들에 비용 부담을 높이려 한다는 분석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이란의 에너지 시설 공격 이후 비밀 작전을 통해 이란 측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와 쿠웨이트는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와 강도 높은 경제제재를 통해 결국 테헤란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주 “시간 문제일 뿐이며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봉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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