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사우디 제다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샤리프 총리는 미국·이란 2차 평화회담을 앞두고 4박 5일 일정으로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진=AFP)
이란이 사우디 핵심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해 1명이 숨진 것이 계기가 됐다. 사우디의 보복으로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파키스탄이 이를 막기 위해 전투병력을 보냈다는 분석이다. SMDA는 “어느 한 쪽이 공격을 받으면 상대국이 방어에 나선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5조와 유사한 강력한 집단방위 조항을 담고 있다. 또한 파키스탄 측은 협정 체결 당시 사우디를 자국의 ‘핵우산’ 아래에 두는 의미라는 점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는 중동 국가들과 이란을 묶는 ‘불가침 협정’ 구상을 본격 협의하고 있다. 이란 분쟁의 완전한 해결이 아닌 ‘위기 봉인’을 목표로 하는 사우디 독자 외교의 일환이다. 즉 ‘휴전 상태’로 이란을 끌고 들어가 일단은 위기를 묶어두자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의 구상은 냉전기인 1975년 미국과 옛 소련, 유럽 국가들이 서명한 ‘헬싱키 선언’을 모델로 한다. 헬싱키 선언은 국경 불가침과 경제협력 등을 담아 동서 화해를 진전시키며 냉전 종식에 이바지한 다자 안보협정이다. 유럽연합(EU)이 이 구상을 지지하며 다른 걸프 국가들의 동참을 독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4일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종전 협상이 핵개발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과 대비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재공격 가능성을 거듭 시사하며 협상이 다시 교착 위기에 빠진 것도 사우디가 행동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자료=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 그래픽=AI 생성)
UAE 정부는 즉각 부인 성명을 냈으나, 이번 분쟁을 매개로 한 UAE-이스라엘 급접근을 부각하는 결과를 낳았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스라엘이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을 UAE에 제공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15일에는 파키스탄과 대립 관계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UAE를 방문해 방위·에너지 협력에 합의했다. I2U2에는 인프라 투자를 무기로 중동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어 미국의 외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닛케이는 UAE는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이 제거될 때까지 미국이 군사작전을 끝까지 밀고 가야 한다고 설득하는 강경 입장에 가깝다고 짚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의 사남 바킬 연구원은 “중동은 다극화하고 경쟁적인 지역 질서로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