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이 기기들은 업무용 이메일과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정도만 쓸 수 있고, 일반적인 데이터 접근 기능은 제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급 대상은 신입 애널리스트부터 매니징디렉터(MD)까지 직급을 가리지 않았다.
일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출장을 가는 본사 임직원들에게 이른바 ‘버너폰’(잠깐 쓰고 버리는 휴대전화)을 들려 보낸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홍콩 주재 직원에게까지 이런 전용 기기를 지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진단이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다른 대형 미국 투자은행들은 아직 중국 본토 출장용 기기 지급 정책을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의 이번 조치는 미국 은행들이 중국에서 쓰는 전산 시스템을 홍콩 등 다른 지역과 아예 떼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국으로 정보가 넘어가는 것을 막으면서, 이른바 ‘데이터 디커플링’(미·중 데이터 분리)이 말로만 떠돌던 위험에서 실제로 대비해야 할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두 나라는 최근 몇 년간 자국 정보를 지키는 장벽을 쌓아왔다. 국경을 넘나드는 데이터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약점으로 봤기 때문이다. 중국은 사이버보안법을 대대적으로 고쳐 모든 데이터를 자국 안에만 저장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도 민감한 개인정보를 ‘우려 국가’로 대량 넘기지 못하게 막았는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은 양국 규제를 모두 맞추느라 전산망을 둘로 쪼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실제 많은 다국적 기업이 디지털 시스템을 두 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용 정보는 아마존 등 서구 클라우드에 두고, 중국 고객 정보는 알리클라우드 같은 현지 업체가 중국 안에서 따로 관리하는 식이다.
문제는 두 지역을 수시로 오가야 하는 직원들이다. 특히 홍콩 IB 직원들은 중국 본토를 가장 자주 드나드는 부류로 꼽힌다.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 상장에 몰리면서 홍콩 금융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서다.
글로벌 은행들은 중국 기업의 홍콩 상장을 따내기 위해 자문 서비스를 놓고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한 모건스탠리 홍콩 주재 직원은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중국 여러 도시로 다섯 차례 출장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 증시의 기업공개(IPO)와 2차 상장 규모는 133억달러(약 20조원)로, 2021년 이후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거의 전부가 중국 기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