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과한 中행 유조선에 국제유가 급락…국제유가 5.6%↓(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4:5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충돌로 긴장이 고조됐던 호르무즈 해협을 중국행 초대형 유조선들이 통과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호르무즈해협.(사진=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산 원유를 실은 중국행 초대형 유조선 2척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쿠웨이트산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하던 또 다른 초대형 유조선 1척도 해협 내에서 포착됐지만 이후 위치추적장치(트랜스폰더)를 껐다.

세 척이 실은 원유 규모는 총 600만배럴에 달한다. F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충돌을 시작한 이후 하루 기준 최대 규모의 원유 이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조선들은 이란이 지정한 북쪽 항로를 따라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데이터업체 클레플러(Kpler)의 매슈 라이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어떤 형태의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해운 데이터업체 윈드워드(Windward)는 이번 이동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 이상 완전히 폐쇄된 통로가 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통제 아래 제한적으로 접근 가능한 구역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소식에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5.63% 하락한 배럴당 105.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5.66% 떨어진 98.26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가능성과 미국·이란 간 추가 협상 기대, 미국의 휘발유·디젤 재고 지표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상승했던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1%포인트 내린 4.57%를 기록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8일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관리하는 새로운 기구인 ‘걸프해협청(PGSA)’ 설립을 발표했다. 이란은 해당 기구를 “호르무즈 해협 통행 및 운송을 관리하는 공식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조선 이동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이란 공격을 보류한다고 밝힌 이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지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추가 군사공격을 일단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에 군사공격 중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에 기회를 준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란이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해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미국이 군사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전쟁 국면을 모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은 여전히 제한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이번 이동이 중동 원유 수송의 전면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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