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위원들, 금리인상 가능성 경고”…연준 내부 매파 전환 뚜렷(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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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8:5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연내 금리 인하 여부가 핵심 관심사였지만, 이제는 “다음 조치는 인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연준 의사록에 명시적으로 등장했다.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급등,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경기 과열 우려가 동시에 겹치면서 연준 내부 분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매파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개최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20일(현지시간) 공개된 4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다수(majority)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일부 정책 긴축(policy firming)이 적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는 연준이 단순히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추는 수준을 넘어, 필요할 경우 추가 금리 인상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월가에서는 사실상 “연준의 정책 방향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특히 이번 의사록에서는 연준 내부 균열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는 점이 드러났다. 의사록은 “상당수(many)의 참석자들이 성명서에서 완화 편향(easing bias)을 시사하는 문구 삭제를 선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완화 편향은 연준의 다음 조치가 금리 인상보다 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은 표현이다. 이를 삭제하자는 주장이 상당수 제기됐다는 것은 연준 내부에서 이미 “금리 인하 전제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번 회의는 올해 들어 가장 분열적인 회의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 미니애폴리스 연은의 닐 카시카리 총재, 댈러스 연은의 로리 로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서에 남겨진 완화 편향 문구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여기에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오히려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별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는 1992년 이후 가장 많은 이견이 나온 FOMC 회의로 기록됐다.

특히 의사록에서 사용된 ‘상당수(many)’라는 표현은 올해 투표권이 없는 지역 연은 총재들까지도 완화 편향 삭제를 지지했음을 의미한다.

연준 의사록에서 사용하는 표현은 수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소수(a few)’는 극히 일부 의견, ‘일부(several)’는 제한적 그룹, ‘상당수(many)’는 의미 있는 규모의 공감대, ‘다수·과반(majority)’은 절반 이상, ‘대다수(vast majority)’는 사실상 압도적인 공감대를 의미한다.

이번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대다수(vast majority)”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연준은 “대다수 참석자가 물가가 2% 목표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위험이 커졌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오메어 샤리프 인플레이션 인사이트 대표는 FT에 “다수 위원이 추가 긴축 필요성을 언급했고 상당수가 완화 편향 삭제를 원했다는 점은 위원회가 올해 금리 인상 쪽으로 상당히 매파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토머스 라이언 역시 “의사록은 회의 직후 공개됐던 메시지보다 훨씬 더 매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이런 연준의 매파적 분위기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4.6% 안팎까지 상승했고, 30년물 금리는 금융위기 직전 수준인 5%를 웃돌고 있다. 장기금리 급등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 자금조달 비용 전반을 끌어올리며 금융시장 부담을 키우고 있다.

BNP파리바의 제임스 에겔호프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장기금리 상승의 상당 부분은 연준 경로 재조정(repricing) 때문”이라며 “시장은 금리 인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의장 후임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체제 출범을 앞두고 연준의 정책 기조가 얼마나 더 매파적으로 이동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다음달 16~17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새로운 경제전망(SEP)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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