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카이치, 오늘 29조원 보정예산 설명…엔저·국채금리 자극 주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5일, 오전 10:0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5일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3조엔(약 28조 6100억원) 규모의 보정예산안을 직접 설명한다. 재정 확대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엔화 약세와 3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른 국채 금리를 더 자극할지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보정예산안 편성과 원유 공급 전망 등 향후 대응을 설명할 예정이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앞서 지난 22일 각의 후 회견에서 이같은 일정을 예고했다. 다음날인 23일 일본 정부 핵심 관계자는 닛케이에 보정예산 규모가 “3조엔 안팎에서 굳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보정예산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을 핵심 골자로 한다. 닛케이에 따르면 3조엔 가운데 중동 대응 예비비가 2조 5000억엔(약 23조 8400억원) 규모로 잡혔다.

여름철 전기·가스료 보조에는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당초예산의 예비비에서 5000억엔(약 4조 7700억원) 가량을 지출하는 방향으로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보조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0%를 중동에 의존하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에너지 안정 공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번 편성은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입장 선회에 가깝다. 그는 지난해 자민당 총재 선거 때부터 취임 직후까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베노믹스’를 본뜬 ‘책임 있는 적극재정’을 줄곧 내세워왔다. 다만 관행적인 보정예산 편성에는 선을 그어 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월 시정방침 연설에서 “매년 보정예산이 편성되는 것을 전제로 한 예산 편성과 결별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달 11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도 “보정 편성이 당장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동 정세 혼란이 길어지면서 여야에서 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방침을 틀었다.

시장 관심은 재원에 집중돼 있다. 확장적 재정이 재정 건전성 후퇴로 이어질 경우 국채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2.735%를 기록했다. 전 거래일보다 0.025%포인트 내렸으나 1996년 9월 이래 약 30년 만의 최고 수준 부근에 머물러 있다. 에너지 주도의 물가 상승과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인상 관측에 더해, 다카이치 총리의 보정예산 편성 지시가 채무 우려를 키우며 국채에 매도 압력을 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직접 보정예산안 설명에 나서는 것도 시장의 ‘일본 매도’를 경계해 진화에 나서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20일 당수토론에서 “주로 현재의 중동 정세에 대응하는 형태의 2026회계연도 보정예산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재원과 관련해 “대규모 국채 발행은 불필요해질 것”이라며 적자국채 발행을 억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경제대책 자체는 지시하지 않은 만큼 이번 보정은 예비비 적립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소한의 보정에 그쳐 ‘재정 규율 결별’이라는 본인의 지론과 시장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협정 기대가 커지면서 강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21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58.88~158.90엔으로 전거래일보다 0.24엔(0.15%) 하락했다(엔화가치는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히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누그러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엔화는 지난달 30일 연초 이후 최저 수준인 달러당 160.69엔까지 밀렸다가, 최근 중동 긴장 완화 기대에 낙폭을 일부 만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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