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조인다는데…전세 넘어 월세난 우려” 확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5일, 오후 04:33

[이데일리 박지애 김형환 기자] 금융당국이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현행 80%에서 70%로 추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시장에서는 전세난 심화와 월세화 가속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매·전세·월세 매물 안내문.(사진=연합뉴스)
이미 서울과 수도권 주택 임대차 시장에선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과도한 전세대출 의존 구조를 완화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5일 금융권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의견 조회를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현행 80%에서 70%로 추가 하향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보증기관의 보증비율이 낮아질 경우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신용위험과 자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차주의 상환능력 심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현재 전세시장이 이미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불안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5월 첫째 주 기준 누적 상승률은 2%를 넘어섰다. 신규 전세계약 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신규 전세계약 건수는 3600여건 수준으로 1년 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전셋값 자체를 안정시키기보다 ‘전세의 월세화’를 더 빠르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증비율이 낮아질 경우 임차인이 조달할 수 있는 전세자금 규모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집주인 입장에서도 기존 수준의 전세보증금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전세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높이는 반전세 형태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보증비율 축소로 전세난 보다 반전세·월세 전환 확대 가능성을 더 우려해야 한다”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낮은 전세금만으로 주택을 유지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에 전세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방식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월세 가격 상승으로 실질적인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 역시 “지금 전세시장은 대출을 많이 풀어줘서 가격이 오르는 구조가 아니라 절대적인 전세 매물 부족 문제”라며 “보증비율을 10%포인트 낮춘다고 해서 전셋값이 안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전세 축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결국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매매 수요까지 자극해 집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번 조치를 지나친 전세대란 문제로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전세대출 보증 축소는 이미 2023년 역전세·깡통전세 문제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돼 온 방향으로 전세의 월세화 역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전세대출 중심의 소비자 금융 구조가 아니라 공공·민간 공급자 금융 체계로 전환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축소하는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특히 비아파트 시장 충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보증비율 축소는 당장 아파트보다 비아파트 시장에서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며 “비아파트는 이미 거래 위축과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보증 축소까지 겹치면 전세 공급 감소와 월세 전환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과거 전세사기 대응 차원에서 나온 정책 흐름이지만 현재는 오히려 전월세 공급 부족이 더 심각한 국면”이라며 “민간 임대 공급 기반은 약화시키면서 공공 매입임대 확대만 추진하는 것은 정책 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