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핵·제재 해제 이견 여전…'호르무즈 빅딜' 막판 줄다리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후 07:1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막판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란 협상단이 중재국 카타르를 찾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비롯한 핵심 쟁점을 조율했다. 그동안 강경했던 미국도 이란의 농축우라늄 처리 방식에서 한발 물러서며 타결 기대를 키웠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이끄는 협상단은 이날 카타르 도하를 방문해 카타르 총리와 잠재적 합의를 논의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농축우라늄 처리를 집중적으로 다뤘으며 압돌나세르 헤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동행해 동결 자산 해제 방안을 협의했다.

핵심 쟁점인 농축우라늄을 두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연성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농축우라늄을 즉시 미국으로 넘겨 폐기하거나 이란과 협력해 현지 또는 제3국에서 국제 감시하에 폐기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간 이란이 보유한 농축도 60% 우라늄 440㎏의 미국 반출을 고수해온 데서 물러나 이란 내 폐기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합의안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초 합의한 일시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그 기간에 핵 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는 단계적으로 이뤄지며 전투 중단 대상에는 레바논도 포함한다. 다만 최대 관심사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식을 두고는 보도가 엇갈린다. 닛케이는 합의 후 첫 30일간 기뢰를 제거한 뒤 해협을 개방하는 구상이라고 전했지만 미 악시오스와 이란 타스님통신 등은 합의 즉시 해협을 열고 30일 이내에 통행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이라고 보도했다. 양측 모두 기뢰 제거와 정상화에 약 30일이 걸린다는 점에는 일치한다.

협상의 최대 변수는 군사 충돌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이란 남부에서 미사일 발사 시설과 기뢰를 부설하려던 이란 선박을 겨냥해 ‘자위권 차원의 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누르뉴스 등은 이 공습으로 이란 인력 여러 명이 숨졌다고 주장해 긴장감을 높였다. 다만 사상자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친이란 무장정파인 레바논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이란은 종전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레바논 전선이 협상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올랐다.

협상 타결까지는 고비가 남아 있다. 루비오 장관은 “합의 문구를 협상하는 데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했고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대부분 사안에서 결론이 났지만 합의 서명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 당국자들은 핵 프로그램 관련 문구와 제재 해제 방식을 놓고 이견이 남아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재에 나선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육군 원수는 이날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이미 합의에 근접했다”고 전했으나, 최종 합의는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7일 오만 항구도시 카사브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AFP)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