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비에시테 인근 셀리야 군사훈련장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혁신 사격장 시연 행사에서 DK 유니온 요격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은 이탈한 드론이 우크라이나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의 전자전 교란 또는 신호 기만(스푸핑)으로 비행 경로가 틀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드론·미사일 항법을 방해하는 이 장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헤오르히 티히이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는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추상적인 주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발트 3국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위해 영공 사용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주유엔(UN)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라트비아 등 발트 3국 내부에서 드론을 발사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히며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라트비아 대사는 이를 “순전한 허구”라고 일축했지만, 러시아 대외정보국(SVR)은 라트비아가 이 협정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3월부터 잇단 침범…라트비아 총리 사임까지
로이터가 정리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영공 침범은 지난 3월 말부터 본격화됐다. 3월 25일 우크라이나 드론 2기가 러시아를 경유해 에스토니아·라트비아에 진입했고, 그 중 한 기는 에스토니아 아우베레 발전소 굴뚝에 충돌했다. 3월 29~30일에는 핀란드 남동부에서도 영공 침범이 확인됐다. 핀란드 공군은 F/A-18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5월 7일에는 라트비아 레제크네 지역의 석유 저장 시설에서 드론 한 기가 폭발해 빈 유류 탱크 4기가 파손됐다. 피해가 커지자 라트비아에서는 안드리스 스프루즈 국방부 장관이 5월 10일 사임했고, 에비카 실리나 총리도 5월 14일 연립정부 붕괴와 함께 물러났다.
5월 19일에는 루마니아 소속 나토 전투기가 러시아 방향에서 에스토니아 영공으로 진입한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했다. 나토는 이를 2004년 발트 3국 가입 이후 해당 지역에서 나토 군용기가 “동맹 방어를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 최초의 사례”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앞서 5월 15일에는 핀란드 당국이 드론 활동 의심 신고를 받고 헬싱키 광역권 주민 180만명에게 실내 대피 경보를 발령하고 수도 공항 항공편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 3월 27일(현지시간) 입수된 위성사진.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우스트루가의 발트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의 공격 이후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번 사태는 발트 3국의 방공망 공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여러 드론이 탐지조차 되지 않은 채 영공에 진입했으며, 5월 17~18일에는 리투아니아에서 폭발물이 든 드론 잔해가 발견됐다. 리투아니아 국방부 장관 로베르타스 카우나스는 “위협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드론들이 날아들고 있으며 일부는 폭발물을 탑재해 민간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나토 공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며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고, 미국은 이달 폴란드 병력 배치를 지연했다가 며칠 뒤 5000명 추가 파병을 발표하는 등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빌뉴스 지정학·안보연구센터 리나스 코얄라 소장은 “긴장이 고조돼 있고 의도치 않은 확전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에스토니아 외무장관 마르구스 차흐크나는 러시아의 위협적 언사를 도발에 맞서지 못하는 좌절감의 표출로 해석하면서도 “서방 결속을 분열시키고 우크라이나의 공격 중단을 압박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26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비에시테 인근 셀리야 군사훈련장에서 열린 NATO 혁신 사격장 시연 행사에서 드론이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