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티켓 '사기 논란'…뉴욕·뉴저지주, FIFA 전격 소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전 09:5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카테고리1 티켓을 구매했는데, 막상 배정된 좌석은 골대 뒤였다. 처음 제공된 좌석 지도에서 분명히 필드 가까운 구역으로 표시됐던 자리였다. 2026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전 세계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 해안도로 ‘신타 코스테라(Cinta Costera)’에서 시민들이 FIFA 월드컵 트로피 대형 모형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복수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뉴욕주와 뉴저지주 법무장관은 이날 FIFA의 2026 월드컵 티켓 판매 관행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하며 FIFA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지도는 바뀌고, 카테고리는 늘어났다

FIFA는 판매 단계마다 경기장 좌석 배치도를 수정했다. 최초 공개된 지도에서는 카테고리1이 필드 바로 옆 하층부 전체를 포함하는 것으로 표시됐다. 그러나 실제 좌석 배정 단계에서 일부 구매자들은 카테고리2에 해당하는 자리를 받았다. 블룸버그는 “처음 지도에는 4개 구역이 있었지만, FIFA가 이미 티켓을 판매한 뒤 새로운 구역을 추가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수백만 장의 티켓이 팔린 이후에는 ‘프론트 카테고리1’이라는 새 등급까지 신설됐다. 경기장 앞줄 좌석을 따로 묶어 카테고리1 가격의 2~3배에 추가 판매한 것이다. WSJ은 “기존 카테고리1 구매자들은 이 앞자리에서 제외된 채 더 나쁜 좌석을 배정받았다”는 두 법무장관의 공동 보도자료 내용을 소개했다.

◇“혼란의 장벽, 가짜 품귀, 터무니없는 가격”

뉴욕주 법무장관 레티샤 제임스와 뉴저지주 법무장관 제니퍼 데번포트는 이번 조사가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8개 경기(7월 19일 결승전 포함)의 티켓 판매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두 법무장관은 소환장을 통해 FIFA 내부 문서와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데번포트 뉴저지주 법무장관은 “티켓 판매에서 솔직한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FIFA는 월드컵 티켓 구매를 혼란의 장벽과 가짜 품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뒤덮인 험로로 만들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도 “누구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내도록 조종당해서는 안 되며, 팬들은 자신이 구매한 티켓이 실제로 받게 될 티켓임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저지 주지사 미키 셰릴도 “뉴저지를 찾는 팬들을 착취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조사를 지지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대회 기간 명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 내부 좌석 전경. 2026 FIFA 월드컵 개막 일정은 이 경기장에서 시작된다. (사진=AFP)
◇FIFA, 동적 가격제·‘시장 원리’ 방어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FIFA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도입한 ‘동적 가격제(dynamic pricing)’가 있다. 수요와 재고 등 실시간 변수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이 방식으로 인해 공식 재판매 플랫폼의 티켓 가격은 치솟았다. WSJ에 따르면 FIFA는 티켓과 VIP 패키지 등 프리미엄 상품 수익에서만 30억달러(약 4조5123억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대비 3배 이상, 경기당 수익 기준으로는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FIFA는 이번 대회 전체 수익을 110억달러(약 16조5451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달 밴쿠버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이미 5억건의 티켓 요청이 접수됐다”며 “시장에 내놓은 물량의 100%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FIFA는 높은 가격이 시장 수요를 반영한 것이며 수익 상당 부분을 글로벌 축구 발전에 재투자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미국 의회에서는 지난 3월 수십명의 의원들이 FIFA에 서한을 보내 티켓 가격 인하를 촉구하며 동적 가격제가 월드컵을 배타적인 행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한 바 있다.

FIFA는 이번 소환장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FIFA가 소환장에 불복해 법적 다툼에 나설 경우, 오는 6월 11일 대회 개막 전까지 실질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의 개막을 2주 앞두고, FIFA와 미국 당국의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6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작업자들이 천연잔디 구장을 설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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