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CIA’ 추진에 중국 강력 반발 “특별경찰 부활이냐”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전 10:35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일본에서 ‘일본판 중앙정보국(CIA)’ 설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중국이 ‘재무장화를 가속하고 있다’면서 반발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은 최근 일련의 일본 활동을 두고 ‘신군국주의’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8일자 사설을 통해 일본의 국가정보국 설치법 통과는 전후 일본 정보 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이며 일본이 평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재무장화를 가속하도록 위험한 제도적 균열을 만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일본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선 국가정보국과 국가정보회의를 창설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국가정보회의는 일본 정부의 정보수집·분석 사령탑 역할을 하며 국가정보국은 관련 실무를 맡게 된다.

환구시보는 국가정보국이 외무성, 방위성, 경찰 등 여러 기관에 의해 의도적으로 유지된 견제와 균형 체계를 해체하며 모든 정부 부처가 정보를 공유하도록 강제할 특별한 권한을 부여한다고 분석했다.

해당 법안은 ‘해외 정보 활동’을 임무에 포함해 일본의 정보 기능을 국내 안보에서 해외 군사·안보 정보 수집으로 전환하고 해외에서의 첩보·침투 작전까지 허용한다고도 지적했다.

중앙집권화된 정보 재편은 일본 내부에서 비판을 받았다며 일부 일본 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들을 탄압했던 특별고등경찰(특고)의 현대적 재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이 법안은 우파 보수 집권 권력이 행정부 권한을 남용하는 도구가 될 위험이 있으며 시민의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뿐만 아니라 반대 의견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정보·보안 활동 강화는 해외 군사 활동 확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지목했다.

환구시보는 “다카이치 정부가 필리핀에 대한 군사 원조와 무기 판매를 적극 촉진했으며 자위대를 미국·필리핀 발리카탄 군사 훈련에 파견했고 88식 지대함 미사일 시스템을 발사했다”면서 “일본이 다시 전쟁을 수행할 국가가 된다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격화되는 군비 경쟁, 전략적 오판 위험 증가, 갈등 위험의 급격한 증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국내외에서 제기된 우려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역사를 깊이 성찰하며 평화헌법의 약속을 진정으로 지키고 재무장과 블록 대립이라는 위험한 길로 더 이상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관영 글로벌타임스(GT)도 분석가들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전시 정보 역량을 회복하려는 일본의 핵심 시도이자 신군국주의로의 또 다른 진전이라면서 평화를 사랑하는 이웃 국가들이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루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정보기관은 단순히 국내외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집계하는 것만이 아니라 군사적 목적을 위해 봉사한다”면서 “일본이 현재 정보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은 전시 중국에 대한 침략 시 반대 의견을 탄압하고 획일성을 강제했던 억압적인 군국주의 비밀경찰인 특고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일본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일본의 국가정보국 설립 추진 등에 따라 추가로 대응 조치를 시행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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