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 급할 것 없다"…다시 이란 압박하는 트럼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5:38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돌연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고 나섰다. 백악관 안팎에서 “협상이 95% 수준까지 접근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왔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특히 그는 유가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도 “급할 것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다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협상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강온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과의 협상에서 미국에 유리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기 종전을 위해 핵 문제에서 이란에 지나치게 양보하려 한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나는 중간선거를 신경 쓰지 않는다.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텍사스 공화당 경선 결선투표에서 자신이 지지한 켄 팩스턴 후보가 공화당 중진 존 코닌 상원의원을 꺾은 것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최근 미국 내 정치권과 시장에서 제기한 ‘트럼프 조기 타결론’을 직접 반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미국 휘발유 가격은 메모리얼데이 연휴 기간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중간선거를 앞둔 백악관이 결국 협상 타결을 서두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긴급 사안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유가는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상승이나 정치 일정이 자신의 협상 전략을 흔들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깨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최종 합의 직전까지 최대한 협상력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시간은 자신들 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항구와 물류망에 대해 강력한 해상 봉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이란 내부의 자금줄 고갈과 경제적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7일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연구원들의 분석을 인용해 이란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은 전쟁 이전 3개월 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추산했다. 석유 수출이 계속 차단되면서 이란 국민의 시위가 재발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란 정권은 군사적, 지정학적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는 비용과 장기적인 경제 침체가 새로운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협 사이에서 저울질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협상 기간 중에도 제한적 공습을 단행하며 군사적 압박을 가했는데 시간에 쫓겨 이란에 불리한 합의(스몰딜)를 해주기보다 시한을 정하지 않고 압박 강도를 높여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 현지 폐기 등 핵심 요구안을 완전히 수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란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구도를 만들고 있는 점도 트럼트 대통령이 강경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카드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중동 내 반이란 전선이 공고해질수록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과의) 협상은 질서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합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 시간은 우리 편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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