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세 사람은 장기적인 권력 유지 의지를 피력하듯 장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는 ‘핫 마이크’를 통해 외부에 전달됐다. 핫 마이크는 공개 석상에서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나눈 사적인 대화나 농담이 의도치 않게 공개되는 상황을 뜻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의 국가 주도 노화 방지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프로젝트를 집중 조명했다. 장기를 만드는 3D 바이오 프린팅, 미니돼지를 활용한 장기 배양, 초저온 노출 등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
푸틴 대통령이 임명한 러시아 국영 과학자들은 두 가지 핵심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는 살아 있는 조직을 3D 프린팅하는 바이오프린팅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돼지 품종인 미니돼지 안에서 인간 장기를 키우는 이종이식이다. 러시아 정부기관과 협력하는 과학자들은 인간 연골 조직과 생쥐 갑상선을 바이오프린팅했다고 주장하며, 2030년까지 인간 장기 대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돼지 안에서 장기를 키우는 기술도 비슷한 일정이 논의돼왔다.
러시아의 장수 구상은 국가 지원 유전학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내분비학자인 푸틴 대통령의 딸 마리아 보론초바이고, 다른 한 명은 소련 시절 핵 연구소였던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소장인 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 등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두 인물이 이끌고 있다. 코발추크는 과학이 곧 인간의 신체 부위를 무기한 수리하고 교체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러시아 언론에 “불멸을 논하는 것은 어렵지만, 인간을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은 의심의 여지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측근들이 추진하는 연구는 주요 국제 학술지가 검증하는 논문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출신 한 과학자는 “논문이 없다면 실제 성과도 없는 것이며, 그들의 발언은 아마도 꿈이라고까지 말하지는 않더라도 희망 사항 정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
WSJ는 “연출된 남성적 활력 이면에는 노화에 유난히 집착하는 독재자가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 푸틴 대통령은 소독 터널과 방문객에 대한 장기간 격리 요건을 포함한 정교한 방역 절차를 도입했고, 그가 방문객을 맞이할 때 사용하는 긴 흰색 테이블들은 정치적 거리감과 세균공포증을 동시에 상징하는 물건이 됐다”고 지적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약 68세다. 미국은 약 76세, 서유럽 대부분 지역은 80세를 넘는다. WSJ는 “죽음은 선거와 달리 크렘린조차 관리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