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먼 “유가發 인플레에 성급한 긴축 안돼”…연준 금리인상론 제동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30일, 오전 01:26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면서 월가 일각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 인사인 미셸 보먼 이사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긴축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일시적인 유가 상승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경기와 고용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사진=김상윤 특파원)

29일(현지시간) 보먼 이사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일시적으로 높은 에너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 긴축을 초래해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여건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인 에너지 충격에 대응할 때 통화정책은 지나치게 공격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의 물가가 다시 연준 목표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 상무부가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PCE 물가지수(식품·에너지 제외)는 3.3% 올라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27년 초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까지 일부 반영하고 있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물가 재가속 우려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보먼 이사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만들어낸 물가 압력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하는 절사평균(Trimmed Mean) 물가지수의 12개월 상승률은 2.3% 수준으로 연준 목표치에 근접해 있다.

다만 보먼 이사는 중동 정세가 장기화할 경우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분쟁이 장기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가팔라질 경우 위험의 균형을 바라보는 나의 접근 방식도 바뀔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먼 이사는 또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발표된 성명에서 향후 금리 조정 방향이 인하가 될 수 있다는 기존 문구를 유지한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번 FOMC에서는 성명서에 포함된 이른바 ‘포워드 가이던스’ 문구를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됐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3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보먼 이사의 이번 발언은 물가 재상승과 유가 급등으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공급 충격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물가 압력으로 확산될 경우에는 정책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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