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한 오세훈 국민의힘 당선인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직원들에게 꽃다발을 건네 받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4일 2026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하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곳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8곳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다. 특히 강남·서초·송파·용산·양천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 밀집 지역에서 국민의힘 구청장이 선출되면서 서울시와의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은 서울시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정비계획 결정, 신속통합기획 등 광역 행정 절차와 함께 자치구의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원회 승인, 조합 설립 인가, 사업시행계획 인가 등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 추진된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자치구 간 의견이 다를 경우 사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행정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오 시장 재선과 강남·서초·용산·양천 등 주요 정비사업 지역에서 국민의힘 구청장이 당선되면서 서울시와 자치구 간 정책 공조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며 “신속통합기획, 정비계획 수립, 각종 심의 및 인허가 과정에서 행정적 마찰이 줄어들면서 사업 추진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오 시장은 재임 기간 동안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사업을 핵심 공급 정책으로 추진하며 정비사업 절차 단축에 공을 들여왔다.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신속통합기획 체계 안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며, 노후 저층 주거지 정비를 위한 모아타운 사업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2031년까지 31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제시하며 정비사업 활성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주요 사업지를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3년 내 8만5000가구 착공을 추진하고, 정비사업 기간을 현재 12년 6개월 수준에서 10년 안팎까지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정비사업의 걸림돌로 꼽히는 이주비 문제 역시 서울시 주택진흥기금을 활용해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비업계에서는 정책 연속성이 유지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강북권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새 시장이 들어서면 기존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오 시장 체제가 이어지면서 기존 로드맵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 절차가 빨라진다고 해서 사업성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용적률 상향과 인허가 간소화 등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재초환 시행과 공공기여 확대 등 공공성 강화를 추진하는 정부여당 정책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조합들이 체감하는 사업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의 수석위원은 “현재 정비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그리고 각종 공공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 문제”라며 “서울시가 일부 지원책과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중앙정부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비사업 규제와 주택 공급 방식을 둘러싸고 정부와 이견을 보여왔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정비사업장의 이주비 조달 문제가 불거지면서 서울시도 공개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장 43곳 가운데 39곳, 약 3만1000가구가 이주비 대출 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오 시장은 재초환 완화와 정비사업 금융규제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공공성 강화를 중시하는 정부 기조와는 여전히 온도 차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서울 정비사업의 성패가 행정 절차 단축보다 정부와 서울시 간 정책 조율 여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도 “재초환, 공공기여 확대 등의 기조는 여당의 당론이고 정체성을 훼손하는 부분이어서 완화되기가 어렵다”며 “주택 공급이 양측 모두 시급한 상황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 관건이 될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