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동결 자산으로 걸프국 피해 복구 검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6월 07일, 오후 03:4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이란의 동결 자산을 걸프 국가들의 전쟁 피해 보상 및 재건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재무부가 최근 이란이 이번 전쟁에서 걸프 국가에 입힌 피해 비용 산정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 재건뿐 아니라 향후 이란이 초래할 피해 복구에도 이란의 자산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미 재무부가 어떤 종류의 이란 동결 자산을 검토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구상은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지도자 고문이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 동결한 240억달러(약 37조4000억원) 규모의 이란 자산 해제가 종전합의의 핵심 조건이라고 주장한 직후 나왔다. 레자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길 원한다면 240억달러는 신뢰의 시험”이라며 “이는 미국이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고 그러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핵 포기와 관련한 충분한 성과 없이 동결 자금을 해제할 경우 지나친 양보라는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 이란에 자금줄을 대줄 경우 국방력 강화와 헤즈볼라 등 무장단체 지원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슷한 이유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이란 현금 제공을 수차례 비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동결 자산을 선제적으로 풀어주는 것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종전 핵심 조건으로 자산 동결 해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구상은 이란과 종전 협상의 새로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의 알리 바에즈 선임 고문은 “이란 입장에서 동결 자산 해제는 협상 타결에 따른 부수적 혜택이 아니라 외교적 타협의 대가를 국내에 설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계약금과 같다”며 “신뢰와 상호주의, 정권의 정치적 정당성이 걸린 문제인 만큼 이란이 가장 강하게 요구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이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모신라자 나크비 내무장관을 테헤란으로 보냈다. 나크비 장관은 이날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전달할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의 친서를 갖고 이란을 다시 방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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