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전경. (사진=가스공사)
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발표가 1년 넘게 미뤄지면서 업계가 LNG 장기 도입 물량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2년마다 향후 14년간의 천연가스 수요와 도입 계획을 담은 장기 수급계획을 세워왔다. 2021년 4월 14차 계획, 2023년 4월 15차 계획이 발표된 점을 고려하면 16차 계획은 지난해 4월 전후 나왔어야 하지만 아직도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는 정부 수요 전망을 토대로 10~20년 단위의 LNG 장기계약을 체결한다. 수요 예측이 불확실하면 장기 계약 물량을 정하기 어려운 구조다.
필요보다 많이 계약하면 향후 LNG가 남을 수 있고, 반대로 물량을 줄여 계약하면 가격 변동성이 큰 현물 시장 의존도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LNG 현물 가격이 오르면서 장기 계약의 중요성은 더 커진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글로벌 LNG 시장은 구매자에게 유리한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캐나다 등이 대규모 수출 설비 확충에 나섰고 이 물량이 2025~2030년 사이 본격 공급될 예정이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기간 전 세계적으로 연 2억 5000만톤(t) 규모의 신규 LNG 수출설비가 추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 4000만t 안팎의 LNG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으로선 장기 도입단가를 낮출 기회다.
문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속에서 LNG 수급 계획 수립 방향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중심으로 석탄발전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LNG는 감축 대상인 화석연료이면서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핵심 전원이기도 하다.
당국은 히트펌프 보급 확대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LNG 수요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6~2040년)에 이 같은 목표들이 반영된다면, 장기적으로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LNG의 양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가스업계가 앞선 15차 계획에 따라 LNG 장기 도입 계약을 맺을 경우 LNG가 남아돌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LNG 수요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업체들은 충분한 장기계약을 확보하지 못한 채 비싼 현물 시장에 의존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지낸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계획대로 확대하지 않는다면 결국 LNG를 다시 써야 하는데 그땐 좋은 계약 기회를 놓친 채 더 비싼 가격에 도입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도 “정부가 장기 수급계획을 세워야 업계도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다”며 “계획이 없으면 부족분은 현물 시장에서 비싸게 도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