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에 얼어붙은 PE…소프트웨어 M&A, 팬데믹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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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6월 08일, 오후 02:1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송두리째 뒤흔들 것이란 공포가 사모펀드(PE)의 인수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난해 PE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사냥감이었던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피치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소프트웨어 인수 거래액은 500억달러(약 77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0억달러(약 136조원)에서 급감했다. 1~5월 기준으로는 팬데믹이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업계는 거래 급감 배경으로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모델에 광범위한 충격을 줄 것이란 확신과 함께, 승자와 패자를 미리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기술업계 전문 투자은행 아르마파트너스의 폴노엘 겔리는 “투자자가 AI 도입 이후 한 기업의 가치가 얼마일지 알기 전까지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설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년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그간 소프트웨어 기업은 반복적인 구독 매출과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 덕에 부채를 활용한 차입매수(LBO)의 매력적인 표적이었다. 지난해 PE의 소프트웨어 인수 규모는 2900억달러(약 449조원)로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5월 속도가 그대로 이어지면 2026년은 2018년 이후 최악의 해가 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사업모델이 AI에 무너질 것이란 공포는 올해 초 미국 앤스로픽이 기존 소프트웨어를 위협하는 생산성 도구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폭발했다. 특히 일상적 업무를 대신 처리해 전통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의 성장에 우려가 집중됐다. 분석가들은 특정 소프트웨어를 쓰는 직원 수에 따라 요금이 매겨지는 사업모델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월별 거래액은 1월 240억달러(약 37조원)에서 앤스로픽의 신규 도구가 찬물을 끼얹은 2월 90억달러(약 14조원)로 주저앉았다. 5월에는 발표·완료된 거래를 합쳐 50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290억달러·약 45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또 다른 든든한 자금줄이던 사모대출(PC) 펀드까지 업종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PE 업계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AI에 강한 유형과 취약한 유형으로 구분해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다.

다만 회복 기대도 없지 않다. 겔리는 “기업가치 평가가 분명히 안정되면 거래는 다시 빠르게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1분기 상장 소프트웨어 기업을 휩쓴 폭락세는 이제 어느 정도 진정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북미 기술 소프트웨어 지수도 4월 저점에서 반등했다. 지난달 유럽 최대 기술 투자사 중 하나인 HG는 미국 로열티 관리업체 라이츠라인을 약 5억달러(약 774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연초 소프트웨어 매도세 이후 PE업계의 첫 인수 사례다.

그럼에도 PE 자문 로펌 래섬앤왓킨스의 데이비드 워커 변호사는 “아직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거래 회복 조짐을 보지 못했다”며 “AI 변화에 더 강하고 영향을 덜 받는 부문에서 거래에 대한 자신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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