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그는 이어 “이란은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며 “미국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의미 있는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여 외교적 해법의 여지도 남겼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몇 시간 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협상에 너무 오랜 시간을 끌었으며 이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게시글에서 “이란 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며 “해군과 공군의 상당 부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완전히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은 말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추가 공습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며 “발전소와 교량에 대한 새로운 공습을 지시하는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에는 합의에 서명하고 살아남을 기회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압박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계기는 지난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미군 아파치 헬기 격추 사건이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이란의 레이더 시설과 방공기지 등을 공습하며 “아파치 헬기 격추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헬기가 이란의 자폭 드론에 의해 격추됐다고 재차 주장하면서 “조종사 2명이 무인 수상 드론에 의해 구조된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 요르단 등을 향한 보복 공격에 나서며 맞대응했다. 다만 이란은 아파치 헬기 격추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공격 발언에 이란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이번에는 전쟁이 중동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충돌이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2% 가까이 오른 배럴당 89.72달러를 기록했고, 브렌트유 8월물도 1.3% 상승한 배럴당 92.74달러까지 올랐다. 미국 증시 선물은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600포인트 이상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는 군사 작전일 뿐”이라며 전쟁이 종료되면 유가도 다시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중동 충돌이 지속될 경우 향후 수개월 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현재 원유 재고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최근까지 60일 휴전 연장과 비핵화 협상 개시를 골자로 하는 종전 합의를 추진해왔지만, 호르무즈 해협 완전 개방과 핵 프로그램 포기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단순한 경고 수준을 넘어 “오늘도 공격할 것”이라고 직접 밝힌 데다 민간 인프라까지 타격 대상으로 거론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이 제한적 보복 단계를 넘어 확전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